스포츠뉴스
[24-08-29 21:41:21]
1년 만에 다시 만난 대한항공과 도쿄 그레이트베어스가 1차 연습경기부터 접전을 벌였다.
대한항공과 도쿄 그레이트베어스가 29일 도쿄에 위치한 그레이트베어스 훈련장에서 연습경기를 치렀다. 경기 결과는 그레이트베어스의 3-2 승리였다. 경기 초반 체육관 적응 문제와 처음 상대해보는 공격수들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 고전한 대한항공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좋은 흐름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시작 전, 지난해 도쿄 전지훈련에서도 훈련 파트너였던 두 팀의 구성원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특히 캐스퍼 부오리넨 코치를 향한 대한항공 선수들과 코치들의 격한 인사가 이어졌다.
반가웠던 재회도 잠시, 두 팀은 곧바로 몸을 푼 뒤 연습경기에 돌입했다. 서로가 풀 전력이 아니었던 오사카 블루테온과의 연습경기완 달리, 양 팀 모두 주전 선수들이 1세트부터 대거 출격했다. 대한항공에서는 정한용‧이준‧한선수‧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김규민‧조재영이 코트를 밟았고, 강승일이 리베로 유니폼을 입었다.
그레이트베어스 역시 야나기다 마사히로, 코가 타이치로, 마치에이 무자이 등 주력 선수들이 모두 코트 위에 섰다. 한국 팬들에게 반가운 이름인 알렉산드리 페레이라와 오타케 잇세이 역시 선발 출전했다.
1세트 흐름은 그레이트베어스가 좋았다. 알렉스의 강서브로 연달아 반격 기회를 살렸고, 무자이의 한 템포 빠른 공격으로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알렉스는 연달아 강서브를 넣다가 작전 시간 이후 기습적인 연타 서브로 정한용의 리시브를 흔드는 노련미까지 선보였다. 이후에도 무자이의 공격 템포와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한 대한항공은 힘 싸움에서 조금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아레프 모라디(등록명 아레프)의 서브 득점과 난전 상황에서 결정력을 끌어올린 요스바니의 활약이 이어졌지만 전체적으론 쉽지 않은 세트를 치렀다.
2세트에는 정한용 대신 곽승석이 선발로 코트를 밟았다. 여전히 흐름은 그레이트베어스 쪽이 조금 더 좋았다. 잇세이는 곽승석의 3단 처리를 빠르게 잡아채서 다이렉트 공격 득점을 만들었고, 야나기다는 대한항공 블로커들이 정석 타이밍에 세운 쓰리 블록을 개인기로 뚫으며 탄성을 자아냈다. 대한항공은 요스바니가 공격과 서브에서 분투했고, 한선수 역시 1세트보다 경기력이 올라온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곽승석이 빠지고 다시 정한용이 들어온 3세트, 정한용의 서브 차례에 대한항공이 반격을 몰아치면서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여기에 이준의 과감한 왼쪽 공격도 살아났고, 김규민이 속공과 서브 득점까지 몰아치며 코트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1-2세트에 이어 건재했던 요스바니가 중심을 잡는 가운데 다른 공격 옵션들이 살아나자 대한항공은 계속해서 근소한 우위를 점했고, 김규민의 백A속공과 한선수의 사이드 블로킹까지 빛을 발하며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4세트까지도 두 팀은 주전 위주의 라인업을 고수했다. 야나기다가 한선수의 블로킹에 눈 주위를 맞으며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한 가운데, 대한항공이 3세트의 기세를 계속 이어가며 초중반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알렉스의 공격력이 조금씩 처지면서 강승일의 수비도 살아나기 시작했고, 정한용과 한선수의 개인기가 돋보이는 장면들도 이어졌다. 그러나 그레이트베어스의 저력도 대단했다. 아포짓 무자이가 리시브에 가담하는 라인업까지 가동하면서 전술적인 변화를 시도했고, 20점대 이후 반격 기회를 효율적으로 살리며 다시 흐름을 다잡았다.
이미 그레이트베어스가 3세트를 먼저 딴 데다, 일반적으로 연습경기는 4세트까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두 팀은 25점제로 5세트에 돌입했다. 대신 라인업에 변동이 컸다. 대한항공은 이수황‧유광우‧김민재‧정한용‧이준‧아레프가 선발로 나섰고, 선발 리베로 역시 송민근으로 바뀌었다. 그레이트베어스 역시 무자이와 알렉스를 모두 뺐고, 잇세이는 아포짓으로 자리를 옮겼다.
5세트는 대한항공이 일방적으로 그레이트베어스를 압도했다. 아레프의 무회전 플로터 서브가 연속 득점으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살아났고, 이준의 사이드 블로킹과 매서운 시간차까지 이어졌다. 정한용은 2세트에 야나기다가 보여줬듯이 개인기로 쓰리 블록을 뚫는 장면을 연출했다. 김민재와 이수황 역시 각각 블로킹과 서브에서 제 역할을 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를 통해 대한항공은 수비 포메이션‧리시브 시스템‧선수 구성‧세부적인 움직임까지 다양한 부분을 체크할 수 있었다. 실제로 경기 종료 직후 숙소로 이동하는 동안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블레어 벤 코치는 영상과 기록을 쉬지 않고 체크하며 다양한 포인트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실전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해야 하는, 연습경기의 목적이 충실하게 달성된 경기였다.
사진_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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