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핵심은 '3선'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0월 다시 북중미행을 위한 장도에 오른다. 10일(한국시각) 원정에서 요르단과, 15일 홈에서 이라크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3, 4차전을 치른다. 고비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이번 3차예선에서 만나는 '난적'으로 꼽힌다. 1, 2차전 상대였던 팔레스타인, 오만보다 한수위다. 1승1무로 9월 일정을 마무리한 홍명보호는 요르단, 이라크와의 연전을 무사히 넘긴다면, 남은 일정도 수월하게 보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가시밭길이다.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까지 잡아야 하는 홍명보 감독이다. 오만을 3대1로 잡으며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냉정히 아직 내용면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은게 사실이다. 물론 준비 기간이 짧았던 것도 감안해야 한다. 여전히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만큼, 10월 경기에서는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같은 보수적인 운용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축구를 펼칠 필요가 있다.

변화의 포인트는 '중원'이다. 사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턴) 등이 포진한 2선은 고정이라고 봐야 한다. 어떤 감독이 와도 변화를 주기 어렵다.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지성(스완지시티) 양민혁(강원) 등 젊은 자원들이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냉정히 아직 기존 주전 자원들을 넘기란 쉽지 않다. 손흥민 이강인은 지난 1, 2차전에서도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선은 얘기가 다르다. 페예노르트 이적 후에도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황인범을 축으로 정우영(울산) 박용우(알 아인)가 번갈아 기회를 받았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롤을 받은 이들은 누구 하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두 선수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홍 감독의 중용을 받았지만, 경기 템포가 느려지는 결과를 낳았다. 전개 속도가 느리다보니 상대 밀집 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다고 포백 수비 라인에 대한 보호가 잘 된 것도 아니다.

홍 감독이 사이즈가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축으로 빌드업에 나서는 '라볼피아나' 전략을 선호하지만, 현재 대표팀에서는 오히려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정우영은 전성기에서 내려왔고, 박용우는 대표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조적인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이즈는 작더라도, 많이 뛰고,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중용해, 보다 역동적인 축구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럴 경우, '차세대 중원 엔진'으로 평가받는 정호연(광주)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다. 정호연은 황인범과 좋은 호흡을 보일 수 있는 선수다. 지난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강원FC의 김동현, 최근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는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 등도 후보군이다. 홍 감독은 30일 대표팀 명단을 공개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