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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혁? 보고 싶은데 만날 수 있을까요?“

파리올림픽 여자유도에서 8년만의 은메달을 따낸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특유의 깜찍발랄 매력을 발산했다.

'독립투사 허석 선생의 5대손' 허미미는 29일(한국시각)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유도 -57㎏급 결승에서 '세계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연장 접전끝에 석연찮은 반칙패로 금메달 대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위장 공격'으로 지도를 받으며 금메달을 놓친 상황, 진한 아쉬움 속에서도 허미미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허미미는 “위장인 줄 몰랐는데 경기니까 어쩔 수 없다. 앞으로 이 부분을 신경 써서 내가 더 잘해야겠다“고 인정했다. “기대도 되고 중압갑도 있었는데 스스로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2022년 태극마크를 단 허미미는 “파리올림픽에 와서 태극마크가 자랑스럽다는 걸 너무 많이 느꼈다. 태극마크를 달고 결승에 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허미미 뒤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대한민국 여자유도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따낸 '레전드' 김미정 여자대표팀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이 말하는 허미미는 자타공인 '체력왕' '멘탈왕'이다. 매경기 상대가 누구든 끊임없이 공격하고 계속 도전하고 연장전에서도 그런 모습은 흔들림이 없다. 어느 경기에 나서든 표정 변화도 크지 않다. 힘든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허미미의 체력에 대해 김미정 여자유도 대표팀 감독은 “미미는 힘이 장사라기 보다는 잘 지치질 않는다“고 설명했다. “심박수가 거의 수면상태다. 체력테스트를 해보면 땀도 잘 안나고 숨차 하지도 않는데 기록은 나오고 있다. 농담 삼아 '미미야, 네가 헉헉 하면 얼마나 더 열심히 한다는 뜻이야?'라고 묻곤 한다“며 웃었다. '파리올림픽 총감독'인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허미미는 진천선수촌 산악 훈련 때도 늘 상위권에 오르는 선수“라고 귀띔했다.

MBTI는 ESFJ,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다'는 좌우명처럼 성격도 무한긍정이다. 김 감독은 “미미는 정말 긍정적이다. 파리에 오기 전 대한체육회에서 하는 단체 심리 테스트를 했는데 미미는 '불안, 부정적 생각'이 제로로 나왔다. 훈련 때도 내가 화를 내거나 혼을 내면 '감독님, 제가 더 열심히 할게요'라며 웃으며 넘어가는 아이다. 정말 긍정적인 성격“이라고 소개했다. “경기 때 보면 표정 변화가 크게 없고 나는 감독이다 보니 미세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지만 거의 티가 안나고 아주 대범한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어린 선수이고 무한 긍정의 마인드, 근력과 파워를 타고난 좋은 선수다. 다음 올림픽엔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라고 확신했다.

첫 올림픽을 은메달로 마무리한 허미미는 가장 먼저 뭘 하고 싶냐는 말에 “파트너 선수들이 많이 와 있다. 맛있는 것도 사주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파스타를 좋아한다. 같이 파스타를 먹으러 갈 것“이라며 웃었다. 보고 싶은 스타가 있느냐는 질문에 허미미는 잠시 망설였다. 배우 남주혁의 빅팬으로 알려져 있는 그녀에게 '남주혁' 세글자를 언급하자 화색이 돌았다. “보고 싶은데 만날 수 있을까요? “ 20대 여대생으로 돌아온 은메달리스트의 깜찍하고 솔직한 대답에 믹스트존에 웃음이 번졌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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