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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가...

낮과 밤이 바뀌었을 뿐, 1차전과 2차전 흥미로운 상황이 똑같이 연출됐다. 삼성 라이온즈와 김윤수는 웃었고, LG 트윈스와 오스틴은 울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진격을 멈추지 않았다. 삼성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홈런 5방을 몰아치며 10대5 대승을 거뒀다. 13일 열린 1차전 10대4 승리에 이어 파죽의 2연승. 역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18번 중 15번. 무려 83.3%의 확률을 잡았다.

2경기 연속 승부처가 똑같았다. 투수 김윤수와 삼성 벤치의 기지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1차전. 7-1로 앞서던 삼성은 6회 위기를 맞이했다. 디아즈의 치명적인 실책으로 인해 3점차까지 추격을 당한 것. 2사 1, 2루 위기였다. 이미 선발 레예스에 이어 송은범, 좌완 이승현까지 쓴 상황. LG에서 가장 강한 오스틴에게 홈런이라도 맞으면 동점이었다. 필승조 임창민이 나올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삼성 박진만 감독의 선택은 김윤수였다. 올해 상무에서 전역한 파이어볼러. 큰 기대 속에 정규시즌 복귀했는데 빠른 공을 무색케 하는 제구 난조로 2군에 갔다.

이런 초위기 상황에서 김윤수가 나올 거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선수가 가을을 위해 절치부심 준비했다고 하지만, 큰 경기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제구가 좋지 않은 투수를 올리는 건 무리수로 보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김윤수는 압도적인 공으로 오스틴을 3구삼진 처리해버렸다. 152km 강속구. 이날의 승부처였다. 라이온즈파크에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여기서 승기가 완전히 삼성쪽으로 넘어왔다.

2차전 역시 홈런을 앞세운 삼성이 앞서나갔다. 7회초 삼성의 6-1 리드.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호투하던 선발 원태인의 힘이 떨어졌다.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에이스 원태인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서는 이닝을 끝마치게 해줄 수도 있었지만, 큰 경기는 순간의 선택 하나에 어떻게 흐름이 바뀔지 모르니 박진만 감독도 냉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 오스틴이었다. 박 감독의 선택은 다시 김윤수였다. 1차전 상황을 아는 팬들이 엄청난 환호로 이 상황을 즐겼다. 초구 151km 스트라이크.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나왔다. 2구 커브는 볼. 하지만 3구 152km 직구가 들어왔고, 오스틴이 집중력을 발휘해 방망이에 맞혔지만 힘없는 유격수 땅볼이었다. 김윤수의 구위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도 여기서 끝났다. 가슴 졸이던 원태인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김윤수를 격하게 끌어안았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통해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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