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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찬란함을 뒤로 하고 부산에서 첫 시즌을 마쳤다.

김태형 감독이 이끈 첫해, 롯데 자이언츠는 66승74패4무(승률 4할7푼1리)로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연승을 달리며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리그 최고의 승부사답지 않은 시즌이었다.

두산 베어스 시절 가을야구만 갔다하면 한국시리즈, 그것도 아래부터 치고 올라가느라 매년 가을을 뜨겁게 달궜던 김태형 감독이다. 두산 마지막 해 9위, 해설위원으로 1년 외도, 그리고 롯데에서 1년을 보내면서 벌써 그가 없는 가을야구도 3년이나 치러졌다.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분주하게 마무리캠프 지휘에 나섰던 그다. 2번째 마무리캠프를 지켜보는 속내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은 “작년엔 롯데 선수들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했고, 올해는 파악하고 있다는 게 다르다“며 미소지었다.

구단도 사령탑도 머릿속에 내년 시즌 계획을 빽빽하게 채워갈 시기다. 마무리캠프는 1.5군급 선수들과 신예들로 구성되기 마련. 김태형 감독은 “베테랑들은 몸관리가 필요하다. '알아서 쉬라'고 했다. 그렇다고 푹 쉬면 안되지 않나. 선수들도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이라며 웃었다.

올겨울 롯데는 필승조 구승민, 마무리 김원중이 한꺼번에 FA가 된다. 구승민은 FA 신청을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 반면 김원중은 FA 신청이 확실시된다.

각에선 '오버페이'를 걱정하지만, 롯데에겐 꼭 필요한 선수들이다. 다만 과거와 달리 샐러리캡이란 현실적인 제한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FA 잡아주는 거 싫어하는 감독이 있겠나“라며 웃은 뒤 “구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구단이 할 일이라고 해서 구단에게만 맡겨두진 않는다. 감독 입장에선 다양한 구상을 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요청을 한다. 두 선수 모두 필요한 선수임은 분명하다. 다만 세상 일이 감독의 계획대로 다 되진 않더라. 그 다음 주어진 환경에서 나는 또 열심히 하는 거고.“

외국인 선수의 경우 역시 윌커슨이 고민이다. 컨디션 좋을 때만큼 던져주면 이만한 투수가 없다. 다만 '1선발'로 확정짓고 시즌 내내 믿음을 보내기엔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압도적인 투수를 뽑아온다 한들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구단과 사령탑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문제다.

부상으로 시즌아웃됐던 유강남은 내년 스프링캠프부터 합류한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포수 공백이 정말 컸다. 유강남이 전경기를 뛰진 않겠지만, 자기 역할을 해줘야한다. 손성빈이나 정보근도 더 성장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투수 역시 박세웅이 조금 더 해줘야한다. 나균안의 부활도 필요하고, 김진욱이나 정현수처럼 젊은 선수들은 한계단 더 올라서야한다.

그래도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 손호영 등의 폭풍성장으로 타선은 조금 걱정을 덜었다.

“고참들이라고 마냥 믿지도 않고, 어리다고 억지로 기회를 주지도 않는다. 잘 자리잡은 선수들이 있어 다행이다. 난 무조건 실력이 최우선이다. 좋은 경험은 이미 과거다. 물론 경기 흐름 파악 같은 부분에 유리함이 있겠지만, 야구는 무엇보다 몸으로 반응해줘야하는 운동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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