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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이 끝나고 드디어 가을이 왔어. 그건 곧 NBA 개막이 다가왔다는 걸 의미하지.


10월 23일이면 2024-2025 NBA 정규시즌이 막을 열어. 보스턴과 덴버가 조금 더 빨리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했고 10월 1일부터는 나머지 28개 팀도 훈련을 소집했어.


시즌 개막이 다가왔으니, 30개 팀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지?


19번째 시간의 주인공은 극단의 런앤건 농구로 동부 강호로 다시 올라선 인디애나 페이서스야.











23-24 인디애나 REVIEW
정규시즌 : 47승 35패, 동부 6위
플레이오프: 동부 결승 탈락(vs 보스턴, 0승 4패)
공격효율지수: 120.5(2위)
수비효율지수: 117.6(24위)
공수효율마진: +2.9(10위)


인디애나는 90년대부터 오랫동안 플레이오프 단골 손님이었어. 2000년대 후반 잠시 침체기를 겪긴 했지만, 2010년대부터는 플레이오프 진출 본능이 다시 발휘됐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인디애나는 무려 9번이나 플레이오프에 나섰어. 특히 폴 조지, 데이비스 웨스트, 로이 히버트 등이 팀을 이끌었던 2013년과 2014년에는 2년 연속 동부 결승을 밟기도 했었지.


문제는 2010년대 후반부터야. 5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섰는데 모조리 1라운드에서 떨어졌어. 플레이오프는 나가는데, 또 그 이상 올라갈 정도로 강하지는 않은 애매한 팀. 그게 당시의 인디애나였어.


2020년부터는 낯설 정도로 긴 침체기가 시작됐지. 신임 감독인 네이트 비요크렌 감독은 선수들과 불화가 있었고 도만타스 사보니스-마일스 터너 트윈타워는 위력적이지 않았어. 빅터 올라디포는 부상에 허덕였고.


2021년, 릭 칼라일 감독이 무려 14년 만에 돌아오면서 리빌딩에 속도를 가하기 시작했어. 성적은 하위권이었지만 색깔은 확실했어. 핸들러와 공격에 초점을 두는 농구.


그렇게 시작된 '칼라일 프로젝트'가 마침내 2023-2024시즌에 꽃을 피운 거야. 타이리스 할리버튼이라는 새로운 슈퍼스타를 중심으로 말이야.


지난 시즌 인디애나의 공격 지표를 볼까? 공격효율지수는 보스턴에 이어 2위였는데, 이게 역대로 봐도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치였어.


득점 1위(123.3점), 어시스트 1위(30.8개), 페인트존 득점 1위(57.9점), 속공 득점 4위(16.6점), 상대 실책 기반 득점 4위(17.7점), 세컨드 찬스 득점 7위(14.9점), RA 구역 야투 성공 2위(20.5개), 미드레인지 야투 성공 7위(4.9개), 돌파 기반 득점 2위(33.2점).


지난 시즌 인디애나가 남긴 공격 부문 기록들이야. 대부분 최상위권에 속했을 정도로 화력이 어마어마한 팀이었지.











공격농구의 중심에는 타이리스 할리버튼이라는 라이징 슈퍼스타가 있었어.


사실 할리버튼은 데뷔 팀인 새크라멘토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잠재력을 보여준 유망주였어. 196cm의 장신인데 시야가 넓고 심지어 슈팅도 뛰어났지. 루키 시즌부터 40%가 넘는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으니 말 다했지?


인디애나로 트레이드된 2021-2022시즌에도 할리버튼의 성장세는 계속됐어. 그리고 2022-2023시즌에는 생애 첫 올스타에도 선정되면서 잠재력을 터트렸지. 지난 시즌에는 2년 연속 평균 20점-10어시스트 시즌을 보냈고 생애 처음으로 올-NBA 팀에도 입성했어. 3월부터 시작된 갑작스러운 야투 부진이 아니었다면 아마 더 대단한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을 거야.


할리버튼이 슈퍼스타로 스텝업하면서 어수선했던 인디애나의 코어 라인도 정리됐어. 트레이드로 영입한 파스칼 시아캄은 원투 펀치로 자리잡았고, 버디 힐드는 드디어 트레이드됐지.


힐드와 함께 매년 트레이드 루머에 이름이 오르내렸던 마일스 터너는 할리버튼의 2대2 게임 파트너 역할을 맡으며 입지가 탄탄해졌고.


동부 6위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얻은 인디애나는 1라운드에서 밀워키를 상대로 업셋을 일으켰고 2라운드에서는 뉴욕까지 잡아냈어. 동부 결승에서 보스턴과의 1차전을 원래 흐름대로 승리했다면, 아마 보스턴도 꽤 고생시켰을 거야.


결국 인디애나는 인 시즌 토너먼트 준우승, 4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10년 만의 동부 결승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고 시즌을 마무리했어.











2024 여름요약: 이대로 쭉 런앤건
- 드래프트: 자니 퍼피(35순위), 트리스탄 뉴튼(49순위), 엔리케 프리먼(50순위)
- FA: 제임스 와이즈먼(2년 478만 달러)
- 재계약: 파스칼 시아캄(4년 1억 8,895만 달러), 앤드류 넴하드(3년 5,865만 달러), 오비 토핀(4년 5,800만 달러), 제임스 존슨(1년 330만 달러)
- 연장계약: TJ 맥코넬(4년 4,500만 달러)
- 주요 이탈: 덕 맥더멋, 제일런 스미스


인디애나의 여름 행보는 전력 누수 최소화에 집중됐어. 일단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파스칼 시아캄과 대형 재계약을 맺었지.


사실 시아캄은 토론토 시절 트레이드 루머가 나올 당시만 해도 어떤 팀에 가더라도 잔류를 확답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어. 하지만 인디애나에서 할리버튼과 '행복농구'를 하면서 생각이 확 바뀌었지. FA 자격을 얻은 후에도 인디내아 잔류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어, 덕분에 별탈 없이 팀에 잔류했어.


그 외에도 인디애나는 앤드류 넴하드, 오비 토핀, 제임스 존슨을 붙잡으면서 기존의 로스터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 제일런 스미스가 떠났지만, 제임스 와이즈먼을 붙잡으면서 빅맨진도 별다른 전력 누수는 없어. 즉 동부 결승에 진출한 지난 시즌의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시즌 개막을 맞이하게 된 거야.


다만 아쉬움도 있어. 앞으로 인디애나의 로스터가 지금보다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거야.


이번 시즌부터 타이리스 할리버튼의 4년 2억 4,462만 달러 연장계약이 샐러리캡에 적용되는 게 커. 이제 인디애나는 팀 연봉이 사치세 라인에 근접한 상황이야. 이번 시즌 팀 연봉이 1억 6,885만 달러로 사치세 라인(1억 7,081만 달러)과 거의 차이가 없지.


인디애나 같은 스몰라인업 팀은 사치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사치세를 내더라도 많이 내기는 힘들 거고.


결국 할리버튼-시아캄 원투 펀치로 뭔가를 이뤄내야 하는데, 냉정하게 인디애나의 전력이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밀워키 같은 동부 우승권 팀과 대등하게 경쟁할 만한 수준은 아니야.


결국 애런 니스미스, 베네딕트 매더린, 앤드류 넴하드, 제임스 와이즈먼 같은 선수들의 스텝업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입장인데, 이들이 빅3 중 한 축으로 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아주 높진 않아.


잘못하면 플레이오프에 꾸준히 나서는 정도의 애매한 전력에 계속 머물 수도 있어. 과거에 이미 경험한 딜레마가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거야.











24-25 주요 로스터
가드: 타이리스 할리버튼, 앤드류 넴하드, TJ 맥코넬, 베네딕트 매더린, 자니 펄피
포워드: 파스칼 시아캄, 애런 니스미스, 오비 토핀, 자레이스 워커, 제임스 존슨, 콜 스와이더, 벤 셰퍼드
빅: 마일스 터너, 제임스 와이즈먼, 아이재아 잭슨


인디애나의 KEY 넘버
- 0.5
: 지난 시즌 인디애나는 리그 최고의 페인트존 공격 팀이었어. 평균 페인트존 득점이 57.9점으로 리그 전체 1위였지.


반대로 수비 코트에서는 페인트존 실점이 가장 많은 팀이기도 했어. 무려 58.4점을 내줬거든. 이것도 리그 전체 1위.


때문에 지난 시즌 인디애나의 페인트존 득실 마진은 -0.5점으로 오히려 마이너스였어. 골밑에서 그렇게 많은 득점을 올리고도 실질적으로는 손해가 더 컸다는 거지.


인디애나가 '닥공 팀'을 넘어서 진짜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되려면 반드시 수비를 개선해야 해. 그리고 그 출발점은 페인트존 실점을 줄이면서 페인트존 득실마진을 개선하는 일이 될 거야. 페인트존 실점이 이렇게 많아서는 절대 우승 컨텐더가 될 수는 없어.


- 0.993
: 지난 시즌 인디애나는 앞선 수비도 엉망이었어. 특히 2대2 수비는 수시로 무너졌지.


픽앤롤 핸들러에게 포제션당 0.993점을 실점했는데,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점이었어. 2대2 수비 효율이 바닥이었다는 의미야. 여기에 아이솔레이션 수비의 포제션당 실점도 1.080점으로 역시 리그 전체 꼴찌.


픽앤롤 핸들러에 대한 수비와 아이솔레이션 수비 모두 외곽 자원들의 대인 방어는 물론 뒷선의 헬프까지 무척 중요한 수비야. 조직력만 좋아져도 개선할 수 있는 수비 지표라는 거지. 리그에 뛰어난 핸들러가 넘쳐나는 시대에 핸들러 수비가 이래서는 절대 안 돼. 새 시즌은 이 부분이 반드시 달라져야 해.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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