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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스토크시티 선수들이 인정하는 배준호, 우리 팀 안데르손과 비슷하다.“

'애제자' 배준호(21·스토크시티)가 홍명보호 요르단전에서 맹활약한 후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배준호와 함께 4강 위업을 이루고, 올해 프로 첫 지휘봉을 잡은 수원FC를 상위 스플릿에 올려놓은 김 감독은 '배준호 사용법'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다. '캡틴'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대표팀에 빠진 상황,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황희찬, 이재성, 엄지성과 함께 '2003년생' 배준호를 '왼쪽 윙어' 포지션, 손흥민 대체자원으로 염두에 뒀다.

'이겨야 사는' 지난 10일 요르단 원정, 손흥민의 빈자리에 나선 황희찬, 엄지성이 잇달아 쓰러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2003년생 배준호, 2001년생 오현규였다. 암운이 드리운 가운데 등장한 '막내온탑' 배준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왼쪽에서 배준호가 끊임없이 번뜩였다. 후반 23분 오현규의 쐐기골을 이끈 스루 패스, 후반 34분 왼쪽 측면을 유려한 드리블로 뚫어낸 후 중앙으로 파고들며 날린 슈팅은 눈부셨다. 패스 성공률 100%(29회 중 29회 성공), 키패스 성공률 100%(2회 중 2회 성공), 드리블 성공률 100%(2회 중 2회), 볼 경합 성공률 100%(3회 중 3회), 만점 활약이었다.

지난 6월 김도훈 임시감독이 이끌던 대표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5차전 싱가포르전(7대0승)에서 데뷔전, 데뷔골을 신고한 배준호는 이날도 A매치 첫 도움 기록과 함께 2대0 완승을 이끌었다. A매치 3경기에서 벌써 1골 1도움이다.

김은중 감독의 예상대로다. 작년 겨울 배준호가 뛰고 있는 스토크시티를 응원차 방문했던 김 감독은 “(배)준호 경기는 늘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스토크시티에 갔더니 선수들이 준호만 찾더라“며 흐뭇함을 표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왼쪽 윙포워드 등 공격쪽에서 어느 포지션이든 두루 다 쓸 수 있는 선수지만 특히 왼쪽 윙포워드에서 자신이 가진 장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평했다. “1대1 능력이나 상대를 제압하고 효과적으로 라인을 부수는 부분, 밀집된 수비를 깰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고교랭킹 1위' 공격형 미드필더 배준호의 '왼쪽' 재능을 일깨운 지도자다. 김 감독은 “준호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최적의 포지션을 고민했고, U-20 월드컵 때 포르투갈 평가전을 앞두고 왼쪽 윙포워드 자리를 제안했다“고 떠올렸다. 1대1 돌파와 드리블에 능한 배준호의 장점을 살리려면 공간이 필요한데 중앙을 뚫어내고 공간과 기회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포지션 변화에 쾌속 적응한 배준호는 이후 스토크시티서도 왼쪽 윙어로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요르단, 이라크 등 중동을 상대로도 배준호가 충분히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 예언했었다.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전 때 사우디 평가전서도 잘했다. U-20 월드컵 때도 남미, 유럽 다 만났지만 어느 나라, 어느 선수를 만나도 구애받지 않는 스타일“이라면서 “이미 그럴 시기는 지났다. 스토크시티 선수들과 팬들이 인정하는 선수다. 걱정 없다. 기회를 받으면 늘 기대 이상을 해주는 선수“라고 확신했다.

대한민국 레전드 공격수인 김 감독은 배준호를 올시즌 K리그1 최고의 외국인 선수, '수원FC 에이스' 안데르손에 빗댔다. “준호는 내가 본 선수 중 좌우 밸런스, 볼을 치고 나가는 타이밍, 패스, 드리블 능력이 정말 뛰어난 공격수다. 우리 팀 안데르손과 비슷하다“면서 “향후 한국축구 차세대 대표팀을 책임질 재원“이라고 단언했다. “U-20 월드컵 때도 준호는 하고 싶은 걸 다했다. 기회가 오면 잡을 준비가 돼 있는 선수다. 스토크시티보다 더 높은 수준의 팀에서도 잘 뛸 수 있는 선수“라고 거듭 강조하더니 '애제자'를 향해 의미심장한 조언을 건넸다. “그러니 그라운드에서 좀더 욕심 내도 된다.“ 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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