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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여기서 집에 가라고 하면 쪽팔려서….“

한국야구대표팀 훈련 명단에 최고참은 포수 박동원(34)이다. 성인 대표팀은 처음으로 뽑혔다. 그런데 학창시절에도 태극마크를 단 적이 없단다. 그야말로 야구를 하고 처음으로 달아보는 태극마크다.

아직 최종 엔트리 28명을 확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훈련과 연습경기를 지켜보고 몸상태가 좋고 컨디션 좋은 선수를 프리미어12가 열리는 대만으로 데려갈 계획이다. 대표팀 훈련 명단에 포수는 3명. 박동원과 김형준(NC), 그리고 한준수(KIA)다. 이번 대표팀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뽑혔지만 박동원은 아무래도 투수들의 안정감을 위해 베테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박동원은 처음으로 태극마크가 찍힌 유니폼을 입었지만 아직 유니폼 입은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고 했다. 박동원은 “KIA로 이적했을 때와 LG로 이적했을 때 유니폼을 지급받았을 때 입어보고 사진을 찍었다“면서 “그러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는 아직 찍지 않았다. 확정되지 않아서 그런것 같다. 최종엔트리에 뽑히면 사진을 찍을 지도 모르겠다“라며 아직은 대표팀이 됐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 듯 했다.

류중일 감독은 박동원을 중심으로 포수를 2명으로 할지 3명으로 할지를 고민 중.

하지만 박동원은 전혀 안심하지 않았다. “솔직히 제일 걱정하는게 이렇게 연습하다가 집에 갈까봐. 그게 제일 쪽팔리는 일이지 않나“라며 “올시즌 많이 뛰어 힘든 것도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 훈련에 나오면서 와이프에게 '훈련 참가하는데 운동하고 집에 가라고 하면 나 쪽팔려서 야구 못한다'라고 하고 왔다. 그 생각밖에 안나더라“라고 했다.

올시즌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2리, 20홈런 80타점을 기록한 박동원은 4번 타자 후보로까지 점쳐지고 있다.

박동원은 “쉬었다가 첫 훈련을 하니까 치면 넘어가더라“면서 “감독님께서 오늘 보시고는 생각이 바뀌셨을 것“이라며 웃었다.

대표팀에 친한 선수들이 별로 없다보니 친해져야 한다고. “선수들이 다 어리다보니 나를 어려워하는 것 같다“는 박동원은 “경기장에서 다 인사는 했었는데 나도 낯을 가리는 편이라 어색한 선수들이 많다. 빨리 친해져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처음으로 받아보는 투수들도 많다. 박동원은 “오늘 공을 많이 받아보려고 했고 고영표 곽빈 이영하 김서현 소형준 공을 받았다. 공이 좋더라“면서 “국가대표에 오니 이렇게 좋은 투수들의 공을 받아보는 기회가 생겼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동원은 “국가대표로 확정되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부모님도 좋아하실 것 같고, 가족도 좋아할 것 같다“며 “어릴 때부터 야구를 했는데 모든 선수들이 꿈꿔온 게 국가대표일텐데 이것만큼 영광인게 있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34세. 이미 FA로 4년간 65억원의 대박을 터뜨렸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베테랑 선수. 어떤 선수는 자신에게 더이상 이익이 되지 않아 대표팀에 발탁되는 것을 꺼리지만 지금 이 사나이는 가슴에 태극기를 다는 것에 진심이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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