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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구, 라이온즈파크는 삼성 라이온즈의 홈이 맞았다.

삼성 박진만 감독, 그리고 모든 삼성팬들의 바람이 그대로 현실화 됐다. 집에 오니 힘이 솟았다. 4개의 홈런포가 터졌다. 그렇게 안 터지던 박병호까지 폭발했다. 질 수가 없었다. 반격의 첫 승이다.

삼성은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4대2로 승리했다. 광주 원정 2연패의 충격을, 반전의 1승으로 날려버렸다.

선발로 등판해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준 레예스의 역투가 빛났다. 하지만 타자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었다. 모두 솔로포지만, 홈런 4방이 터졌기 때문이다. 삼성이 이길 수 있는 '정석' 그대로를 보여준 경기였다.

삼성의 홈구장 라이온즈파크는 가장 많은 홈런이 나온 구장이다. 외야 펜스가 육각 구조로 파울 폴대 근처까지의 거리가 짧다. 삼성은 이 홈구장 특성을 살려, 올시즌 시원한 홈런 야구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홈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8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2연승을 거둬 결국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하지만 문제는 집만 나가면 힘이 떨어졌다는 것. 플레이오프 4차전 강민호의 극적 결승 솔로포로 1대0 승리를 거뒀지만, 3차전은 0대1로 패했다. 광주에 가서도 1차전은 김헌곤의 홈런포가 나왔고, 2차전은 안타 12개를 쳤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야구였다. 2차전은 KIA보다 안타를 더 치고 3대8로 패했으니 할 말이 없었다.

박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홈에 돌아왔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야구로 반격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플레이오프 때부터 계속 강조해온 것이다. 시원한 홈런포로 분위기를 가져오겠다는 것. 그리고 그 야구가 되니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선봉은 이성규가 섰다. 상대 좌완 선발 라우어 저격용 카드. 용병술 대적중이었다. 3회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왜 중요했느냐. 2연패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선취점이 필수였다.

이성규가 문을 열어주자 기다렸다는 듯이 홈런이 이어졌다. 5회 '영웅포'가 터졌다. 플레이오프 대구에서 2홈런을 몰아친 김영웅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홈런을 신고했다. 정규시즌 28홈런 중 20개를 홈에서 때린 김영웅의 위력이었다.

7회는 더 극적이었다. 이번 가을 '최고의 스타' 김헌곤이 서스펜디드 된 1차전 6회 자신들을 울린 바뀐 투수 전상현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월 솔로포로 연결시켰다. 김헌곤이 홈런을 치자 라이온즈파크의 분위기는 절정을 찍었다. 그리고 이 홈런으로 부담을 덜었는지, 한국시리즈 11타수 무안타로 허덕이던 박병호까지 전상현으로부터 홈런을 뽑아냈다. 삼성 기세가 완전히 오를 수 있다는 증거였다. 박병호는 2회 병살, 5회 삼진으로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중이었다. 그 박병호까지 살아났으니, 남은 경기들 희망이 생겼다. 전상현은 공 2개를 던지고 홈런 2개를 맞는 불운을 겪었는데, 이는 포스트시즌 2번째 기록이다. 2022 시즌 LG 트윈스 이정용이 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연속으로 초구를 통타당해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한 바 있다.

박병호는 '전설'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포스트시즌 14홈런 타이 기록이다. 김헌곤과 박병호의 연속타자 홈런은 한국시리즈 역대 9번째 기록이었다.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라이온즈파크에서의 홈런에 대해 “솔로홈런을 맞는 건 전혀 문제가 없다“며 주자가 모였을 때 큰 타구를 허용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그 솔로포도 모이니 무서웠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한 경기 팀 최다 홈런 타이 기록도 작성했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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