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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흥민과 양민혁 모두를 긴장시킬, '초신성'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토트넘의 17세 윙어 마이키 무어다. 토트넘은 2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네덜란드의 알크마르와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은 주말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대비하기 위해 주축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대신 젊은 자원들을 모두 출동시켰다. 토트넘은 후반 7분 히샬리송이 루카스 베리발이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귀중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토트넘은 카라바흐와 페렌츠바로시에 이어 알크마르마저 제압하며 유로파리그 3연승을 질주했다. 토트넘은 라치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무어였다. 무어는 이날 티모 베르너-히샬리송과 함께 스리톱을 이뤘다.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베르너가 최악의 플레이를 펼치며 무어에게 기회가 왔다. 무어는 계속해서 빅찬스를 놓치며 홈팬들을 좌절시켰다. 결국 베르너는 브레넌 존슨과 교체돼 나왔다. 존슨이 오른쪽에 자리하자, 무어가 익숙한 왼쪽 자치를 꿰찼다.

무어는 물만난 물고기 같은 모습을 보였다. 화려한 드리블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감한 돌파로 알크마르 수비진을 흔들었다. 아쉽게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이날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무어는 이날 3개의 슈팅, 1개의 유효슈팅, 1개의 키패스, 1개의 드리블 등을 성공시켰다. 비록 평점 자체는 높지 않았지만,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엄청난 경기력이었다.

경기 후 제임스 메디슨은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후반 시작부터 20분까지 나는 왼쪽 윙에 네이마르가 있다고 생각했다. 공을 요구하고 두려움이 없다“며 “어리지만 좋은 정신력을 가졌다.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무어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무어는 아주 성숙한 어린 소년이다. 난 무어의 모든 발걸음을 정말 좋아한다. 매일 열심히 훈련하고 발전하길 원한다“며 “잘 성장하고 있다. 그를 투입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고 호평했다.

무어는 경기 후 토트넘 팬들이 선정한 알크마르전 MVP로 뽑혔다. 토트넘은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무어는 특히 후반전 자신이 선호하는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바꾸면서 팬들을 감탄하게 만드는 활약을 펼치며 이번 시즌 벌써 두 번째로 경기 MVP에 선정됐다'고 했다. 무어는 지난 4일 헝가리의 페렌츠바로시와의 유로파리그 2차전에서도 MVP에 뽑혔다. 생애 첫 1군 선발로 나서 맹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무어는 이번 경기까지 MVP를 거머쥐며, 토트넘의 차세대 신성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는 모습이다.

무어는 토트넘이 주목하는 유망주다. 토트넘 유스 출신으로 월반을 이어가며 주목을 받았다. 2022~2023시즌에는 15세의 나이로 토트넘 역사상 최연소로 U-21 팀에 데뷔했다. 지난 시즌에는 U-18 리그를 폭격했다. 결국 2024년 1월 1군 훈련으로 콜업됐다. 지난 5월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후반 막판 교체투입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이어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도 후반 막판 그라운드를 밟았다.

올 시즌 들어서는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프리시즌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가능성을 알린 무어는 8월 토트넘과 프로계약을 체결했다.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엄지를 세웠다. 그는 “무어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토트넘 1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는 자신을 정말 잘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훈련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프리시즌에도 이어졌다“며 “우리는 무어가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제 10대라는 점이 정말 인상적이다“고 칭찬했다.

지난달 21일 브렌트포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후반 막판 투입되는 등 기회를 받았던 무어는 유로파리그에서 계속 중용되는 모습이다.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워 저돌적인 드리블과 정확한 킥을 앞세운 무어는 윙어가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지녔다는 평가다. 레알 마드리드, 도르트문트, 파리생제르맹, AC밀란 등이 무어를 주목한 바 있다.

특히 손흥민을 우상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U-17 프리미어리그 결승전에서는 득점 후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한 적도 있다. 손흥민도 무어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는데, “내가 함부르크 어린 선수일 때 뤼트 판 니스텔로이가 내 멘토가 돼 줬다“며 “이제 내가 무어의 멘토가 되고 싶다“고 했다.

무어의 가파른 성장세는 손흥민과 양민혁에게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 손흥민은 최근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손흥민은 알크마르전에 결장한데 이어, 크리스탈 팰리스전 결장도 유력한 상황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카라바흐와의 유로파리그에서 다친 후 3경기에서 결장했다. 웨스트햄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화려하게 돌아왔지만, 다시 부상했다. 손흥민은 “슬프게도 32세다. 내겐 모든 경기가 정말 진지하게 임하고 싶은 맞대결들“이라며 “지나간 경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모든 경기를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내 커리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의 몸상태에 대한 고민이었다.

올 시즌 내내 재계약 이슈도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해, 파리생제르맹,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손흥민의 상황을 주시 중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잔류를 희망하는 인터뷰를 여러차례 전했지만, 토트넘은 아직 화답하지 않고 있다. 여러 언론을 통해 손흥민이 내리막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토트넘이 전격적으로 무어를 키울 공산도 있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무어와 주전 경쟁을 펼칠수도 있다.

양민혁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양민혁은 토트넘과 계약을 맺었다. 축구유튜브 꽁병지를 운영하는 유튜버 겸 강원 대표이사인 김병지는 7월 28일 강원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양민혁의 행선지를 발표하고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강원 구단주인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긴 협상이 드디어 마무리됐다. 공식 발표하겠다. 양민혁 선수의 이적 구단은 토트넘 홋스퍼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발표했다. 토트넘 구단도 같은 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오피셜을 띄웠다. 계약기간은 2030년까지다.

올 시즌 강원에서 데뷔해 K리그를 폭격한 양민혁은 많은 유럽 클럽들의 관심을 받았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양민혁은 양 구단의 협의에 따라 잔여시즌 강원에서 활약한 뒤 내년 1월에 토트넘에 합류할 계획이다. 직접 구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양민혁은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남은 시즌 마무리 잘해서 가서 잘하도록 하겠다“며 “그런 팀(토트넘)이 오퍼를 해 믿기지 않았다. 협상이 시작되어 기뻤다“고 말했다. 양민혁은 손흥민의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양민혁은 “손흥민과 따로 연락은 하지 않았지만, 오늘 마지막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오면서 손흥민을 만났다. 지금 되게 잘하고 있다고 말해줬다. 영어 공부도 많이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당장 출전이 어렵기는 하지만 양민혁은 감독과 팬들의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다. 출전할 수 있는 무대 자체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무어가 먼저 기회를 받을 공산이 크다. 심지어 양민혁 보다도 한살이 어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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