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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전혀 예상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원태인이 충격적인 피칭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삼성 라이온즈가 큰 위기에 몰렸다.

원태인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2연패 후 반격의 첫승을 하고, 홈에서 이어지는 4차전에서 원태인을 앞세워 균형을 맞추겠다는 게 삼성의 야심찬 계획이었다.

어이없는 상상이 아니었다. 1차전 선발로 나와 비로 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서스펜디드로 밀리며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고, 팀이 역전패를 당했지만 원태인의 투구는 엄청났다. 투구수도 66개밖에 안됐고, 4일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기에 원태인이 4차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걸로 보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1회부터 심상치 않았다. 시작부터 꼬였다. 박찬호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는데, 사실 2루수 류지혁이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다. 그리고 2번 김선빈을 상대로 무려 10개의 공을 던졌다. 구위가 1차전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러니 김선빈이 계속해서 커트를 해냈다. 무려 7개의 파울을 만들어냈다. 결국 10번째 공에 2루타를 맞으며 힘이 빠졌다.

원태인 최고 강점인 제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 직구 힘이 떨어지자 KIA 타자들이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에 속지 않았다. 그러니 로케이션을 신경쓸 수밖에 없었는데, 공이 계속해서 보더라인을 빗겨나갔다.

1회를 1실점으로 겨우 막았지만, 투구수가 무려 32개. 2회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두 이창진에게 안타를 맞고, 세 타자를 잡는데 또 23개의 공을 뿌렸다. KIA 타자들이 계속 커트를 하며 투구수를 늘려버렸다.

결국 3회에 탈이 났다. 김선빈-김도영-나성범-소크라테스에게 안타-볼넷-안타-안타를 허용했다. 직구가 140km를 겨우 찍었다. KIA 타자들이 마음 놓고 때리는 수준이었다. 결국 이창진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다시 자초했다. 포수 강민호가 이상을 감지하고 트레이너를 불렀다. 트레이너와 정대현 코치가 원태인의 상태를 점검한 후 즉시 교체 결정을 내렸다. 뭔가 컨디션에 이상이 있다는 뜻이었다. 이날 경기 내내 표정이 좋지 않았다.

삼성은 송은범을 올렸다. 송은범이 변우혁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불을 끄는 듯 했지만, 김태군에게 만루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그렇게 원태인의 실점도 6실점으로 늘고 말았다. 2⅓이닝 6안타 3볼넷 6실점. 원태인의 기록이라고는 믿기 힘들었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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