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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울산 HD가 3년 연속 우승 도전에 큰 파고를 넘었다. 울산의 '주포' 주민규는 106일 만에 골네트를 찢었다.

울산은 2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 2라운드에서 수적 우세를 앞세워 2대0으로 승리하며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강원FC가 전날 김천 상무를 1대0으로 제압하며 울산를 턱밑에서 추격해 왔다. 휘슬이 울리기 전 두 팀의 승점 차는 단 1점이었다. 울산이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65점을 기록, 강원(승점 61)과의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렸다.

울산은 11월 1일 다음 라운드에서 강원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강원을 꺾으면 '왕조의 시작'인 K리그1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포항은 후반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규백의 다이렉트 퇴장으로 땅을 쳤다. K리그1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를 기록한 포항은 승점 52점으로 5위를 유지, 4위 탈환에 실패했다.

울산은 고승범에 이어 국가대표 주민규가 골망을 흔들었다. 특히 주민규는 침묵이 길었다. 울산 유나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골 맛을 본 것은 7월 13일 FC서울전(1대0 승)이었다. 그는 106일 만에 9호골을 작렬시켰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4-4-2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정재희와 강현제가 공격 선봉에 섰고, 윤민호 오베르단 한찬희 이태석이 2선에 위치했다. 완델손 이규백 전민광 어정원이 포백을 형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윤평국이 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4-3-3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주민규가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좌우측에 루빅손가 장시영이 섰다. 중원에는 이청용 보야니치 고승범이 공수 가교 역할을 했다. 포백에는 이명재 김영권 김기희 최강민이 호흡했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전반은 명불허전의 '동해안 더비'였다. 빠른 템포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박진감이 넘쳤다. 울산은 전반 3분 윤평국의 볼 컨트롤 미스로 루빅손이 볼을 따냈지만 골로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2분 뒤에는 루빅손의 크로스를 주민규가 볼을 잡아 상대 선수 한 명을 제친 후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이었다. 포항은 전반 7분 어정원이 왼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일진일퇴의 난타전은 계속됐다. 전반 16분 보야니치, 2분 뒤에는 강현제, 24분에는 정재희가 상대 골문을 노렸지만 골과는 거리가 있었다. 울산은 전반 27분 장시영이 부상으로 아타루와 교체됐다.

이어진 공격에서 주민규의 컷백이 보야니치에게 배달됐지만 오른발 슈팅은 상대 선수 맞고 골대를 살짝 비켜갔다. 전반 28분 고승범의 회심의 슈팅은 윤평국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31분 포항의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역습 상황에서 정재희의 크로스가 윤민호에게 연결됐다. 윤민호가 발을 갖다댔지만 제대로 맞추지 못해 조현우에게 걸렸다.

울산은 위기 뒤 기회였다. 기다리던 골이 전반 32분 드디어 터졌다. 루빅손의 강력한 크로스를 고승범이 왼발로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일격을 당한 포항의 파상 공세가 시작됐다. 전반 38분 완델손의 크로스를 강형제가 헤더로 강타했지만 옆그물을 강타했다.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아타루의 오른발 슈팅이 윤평국의 손에 걸리며 땅을 쳤다.

포항도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하지만 조현우의 선방에 동점골을 터트리는데 실패했다. 어정원은 조현우와 1대1 기회를 맞았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박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윤민호와 강현제 대신 조르지와 홍윤상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후반 6분 대형 변수가 생겼다.

포항의 센터백 이규백이 이청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거친 플레이로 다이렉트 레드 카드를 받았다. 발바닥으로 무릎을 걷어차자 가차없이 퇴장 명령이 나왔다.

균형이 깨졌다. 11대10의 싸움이었다. 주민규가 드디어 터졌다. 후반 19분이었다. 그는 보야니치의 감각적인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쐐기골로 장식했다.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포항은 수적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포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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