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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올해 '타고'시즌이었는데 우리 팀은 아니었다.“

2024시즌은 '타고 투저'라고 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ABS가 도입되면서 전체적으로 넓은 스트라이크존이라 타자들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아니었다. 시즌 전체 타율 2할7푼7리, 경기당 10.75득점은 지난해의 타율 2할6푼3리, 9.20득점보다 확실히 높았다. 역대 6위의 타율은 분명 '타고투저'의 시즌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LG 트윈스는 '타고'가 아니었을까. LG의 올시즌 팀타율은 2할8푼3리였다. 3할1리로 1위인 KIA 타이거즈와 2할8푼5리로 2위인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3위였다. 팀득점은 808점으로 858점인 KIA에 이은 2위.

이렇게 타격이 좋았는데도 LG 염경엽 감독은 지난 1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타고'시즌이었지만 우리 팀은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시즌 시작부터 목표가 주전 선수들의 한단계 성장이었다. 1년 동안 그걸 해내지 못하면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움이 남았다“라며 “시즌이 끝났으니 마무리 훈련부터, 고참이든, 주전이든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지 알 것이다. 다 뜯어 고치는 게 아니라 원포인트로 성장할 수 있는 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염 감독이 주목한 부분은 장타력이었다. 염 감독은 “어떤 부분을 채우면 빅볼을 할 수 있는지, 힘을 갖고 있는데 빅볼이 안됐기에 그런 부분들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라고 했다.

LG는 올시즌 팀 홈런이 115개로 전체 9위에 불과했다. 지난해엔 93개를 쳤지만 전체 6위를 기록했었고, 1위였던 SSG 랜더스(125개)와 32개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홈런 1위 삼성(185개)과 무려 70개나 차이가 났다.

홈으로 사용하는 잠실구장이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가장 큰 구장이라고 해도 같은 잠실을 쓰는 두산 베어스는 150개로 5위에 올라있어 차이를 보인다.

LG는 잠실에서 치른 82경기서 57개의 홈런을 쳤고, 다른 경기장에서 가진 62경기에서 58개의 홈런을 쳤다. 잠실에서 경기당 0.7개, 다른 경기장에서는 0.94개를 쳤다.

염 감독은 “잠실에서는 기동력의 뛰는 야구를 하고 원정에서는 빅볼을 하면 된다“라고 했지만 장타력이 좋지는 않았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차이가 크게 났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1,2차전에서 삼성은 무려 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분위기를 띄운 반면, LG는 3개에 그쳤다. 특히 에이스급 선발과 필승조들만 투입되는 포스트시즌에서 연속 안타로 점수를 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홈런 등 장타는 꼭 필요하다.

지난해 LG가 KT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 3차전을 역전승한 것도 결국 홈런이 터졌기 때문이었다. 플레이오프 4차전서 0-0의 팽팽한 접전 속에서 8회초 삼성 강민호에게 솔로포를 맞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것에서 홈런의 중요성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LG가 내년엔 고타율에 홈런까지 치는 더 무서운 타선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까. 이번 마무리 훈련부터 시작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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