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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소문 난 '전설매치'에 먹을 게 별로 없었다. 갈길 바쁜 전북과 서울이 모두 승점 1점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전설매치' 0대0 무승부는 2022년 9월 이후 꼭 2년만이다.

김두현 전북 감독은 지난 2경기에서 포항, 인천을 꺾고 연승하며 반등한 기세를 몰아 강등권 탈출에 방점을 찍길 원했다.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9라운드에서 승리할 경우, 다른 팀 결과와 상관 없이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승점 29점으로 11위였던 전북은 지난달 31일 먼저 경기를 치른 9위 인천(31점), 10위 대구(30점)와 각각 승점 2점, 1점 차였다. 전북은 초반 극심한 부진 끝에 5월6일부로 강등권으로 추락한 이후 넉달 가까이 강등권인 10~12위를 오갔다.

서울은 8년만에 5연승을 질주하는 '역대급 페이스'를 자랑했다. 상위스플릿 목표를 넘어 우승권에 도전하기 위해선 전북과 '전설매치'를 반드시 잡을 필요가 있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오늘 경기를 놓치면 (선두권과)승점 차가 많이 벌어져 우승권에 도전하는 게 쉽지 않게 된다. 오늘 이겨서 계속 선두권을 따라붙었으면 좋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승점 45점인 서울은 경기 전 선두 울산(51점)과 승점 6점 차였다.

이에 질세라 김두현 전북 감독은 지난 6월 1대5로 패한 서울전과 이날 경기 양상이 다를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속도, 일관성, 간절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기동 감독은 2016년 포항 코치 시절을 떠올리며 부진에 빠진 팀은 '모 아니면 도'라고 분석했다.

선수들끼리 위기 극복을 위해 똘똘 뭉칠 수 있고, 심리적 불안감으로 인해 실수가 반복될 수 있다고 봤다. 내심 후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겠지만, 이날 전북의 플레이 집중력과 응집력은 전자에 가까워 보였다. 전반 초반부터 강한 전방압박으로 서울을 못 살게 굴었다. '편안한 빌드업'을 방해한 뒤 빠른 공격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순위상 여유로운 쪽은 서울이었지만, 도리어 '천적'을 만나 피치 위에서 쫓기는 듯한 인상을 줬다. 전북도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다. 공격 2선까진 잘 진입했지만, 문전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전반 양팀 모두 유효슛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답공'(답답한 공격)을 주고받았다. 서울 루카스의 연이은 중거리 슛은 골문을 벗어났다. 전북은 하프타임 전후로 티아고, 홍정호 보아텡이 반칙, 항의 등으로 줄지어 경고를 받았다.

후반전은 조금 더 뜨거웠다. 전북은 송민규 권창훈, 서울은 조영욱 호날두 교체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10분, 공격에 가담한 전북 안현범의 야심찬 슛이 수비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대를 벗어났다. 1분 뒤 이승우의 힐패스를 받은 문선민이 쏜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36분, 린가드가 조영욱의 패스를 받아 문전 앞에서 오른발 킥을 날렸지만, 몸을 날린 김준홍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1분 뒤 이승우의 슛은 강현무에게 막혔다. 40분 안현범의 우측 크로스에 이은 이승우의 논스톱 발리 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경기는 그대로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5위 서울은 선두 강원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유지했고, K리그 최다우승팀에 빛나는 11위 전북은 잔여 경기와 상관없이 역사상 첫 스플릿 B그룹이 확정됐다. 전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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