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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캡틴은 한국시리즈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럴 수도 없다.

지난 1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 라이온즈는 10대5 완승으로 2연승을 거두고도 웃지 못했다.

구자욱의 큰 부상 때문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겼는데 흥이 나지 않는다“며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구자욱은 1회말 안타를 치고 2루 도루를 성공하는 과정에서 왼 무릎을 다쳤다. 벤트레그 슬라이딩을 하던 중 접힌 왼 무릎이 전날 내린 비로 질퍽해진 그라운드 흙에 걸렸다.

구자욱은 디아즈의 행운의 2루타 때 절뚝이며 홈까지 들어왔지만 바로 이성규로 교체됐다.

병원 검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왼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당장 남은 플레이오프에 뛸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삼성 구단도 “3, 4차전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박진만 감독도 “지금으로 봐서는 3,4차전 출전이 쉽지 않다. 5차전은 어느 정도 날이 있기 때문에 모르지만 통증을 많이 느끼고 있다.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사실상 플레이오프 출전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잠실은 동행해서 주장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몸상태 체크 문제로 오늘 갈지 내일 갈지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밤 사이 결정이 바뀌었다.

잠실 대신 일본행. 16일 오전 요코하마 이지마치료원으로 향했다. 최대한 빨리 회복하고픈 선수 본인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구단은 “선수의 부상 치료기간을 최소화 해 10월19일 이후 경기를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구자욱 처럼 갑자기 다친 선수들을 빠르게 회복시켜주는 곳으로 현지는 물론, 국내에도 잘 알려진 곳.

하루가 급한 구자욱과 삼성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다.

구자욱의 시선은 한국시리즈로 향해 있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역사는 곧 구자욱의 역사다.

구자욱은 신인왕을 수상한 루키시즌이던 지난 2015년 두산을 상대로한 한국시리즈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전했다.

4경기에서 15타수4안타(0.267) 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팀은 1승 후 4연패로 두산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한 삼성이 이번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그 때 이후 9년 만이다.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 중 삼성에서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선수는 구자욱이 유일하다. 9년 전 실패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캡틴의 염원은 강렬하다. 시리즈 중 일본행을 결정한 이유. 의지가 있으면 하늘도 돕는다.

과연 구자욱은 바람 대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설수 있을까. 기다리고 있는 정규 시즌 1위 팀 KIA 타이거즈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구자욱의 회복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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