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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인연이 아니었다. 스페인 출신의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선임되기 전 2순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후보였다.

1순위는 캐나다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제시 마치 감독이었다. 그러나 두 사령탑 모두 협상 과정에서 결렬됐다. 마치 감독은 세금 문제, 카사스 감독은 이라크축구협회와의 계약해지를 대한축구협회(KFA)에 떠넘겨 불발됐다.

카사스 감독이 대한민국을 찾았다. 대한민국은 15일 오후 8시 경기도 용인의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을 치른다. 카사스 감독의 입에 관심이었다.

그는 KFA와의 협상을 부인하지 않았다. 카사스 감독은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KFA와 대화를 나눴지만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울 거로 생각했다“면서도 “대화 자체가 좋은 테스트였다. 선수와 대표팀 스타일에 대한 얘기도 나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한국대표팀을 이끄는 감독도 좋은 테스트 과정을 거쳐서 선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승부는 승부다. 홍명보호는 10일 원정에서 요르단을 2대0으로 꺾으며 2승1무(승점 7)를 기록, B조 선두로 올라섰다. 이라크가 바로 옆에 있다. 3차전에서 팔레스타인을 1대0으로 물리친 이라크도 2승1무다. 골득실에서 홍명보호(+4)가 이라크(+2)에 앞서 있다.

카사스 감독은 일단 발톱을 숨겼다. 그는 “한국은 좋은 선수들로 갖춰진 환상적인 팀이다. 우리에게는 도전이 될 어려운 경기이면서, 실험의 기회로도 볼 수 있다. 좋은 경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은 B조 최고의 팀이다. 한국은 당연히 월드컵 본선에 나갈 것으로 생각하며, 우리와 요르단, 오만이 2위 싸움을 할 것이다. B조 전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한 수 위“라고 평가했다.

대한민국과 이라크는 올해 1월, 카타르아시안컵을 앞두고 평가전에서 대결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이었다. 대한민국은 이재성(마인츠)의 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카사스 감독은 아시안컵과 현재의 대한민국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지금 한국대표팀이 더 조직력을 갖춘 팀이라고 생각한다. 수비 조직력이 좋고, 압박도 4-4-2 형태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느꼈다. 우리가 전에 치렀던 친선경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모든 선수들이 희생해서 뛰고 있다고 생각하고, 현재 한국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결전의 날이다. 3차예선에선 각조 1, 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이라크를 정복해야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6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카사스 감독은 “우리는 지난달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따는 데 그쳤기에 앞으로의 경기에서 그 부분을 만회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한국을 이기게 된다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 “이라크는 선두 경쟁이 유력한 팀이고 강한 상대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요르단전 후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생기고, 9월 보다는 좋아졌다. 한 경기 남아 있고,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하루 남은만큼, 내일 좋은 경기, 결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어 “어느 시점에 득점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르단전은 전체적으로 팀 플레이가 볼을 갖고 있을 때와 갖고 있지 않을때 다 좋았다. 상대가 달라서 양상이 달라질 수 있지만, 좋지 않았을때 다른 방법으로 할 것을 준비 중이다. 변화 시점을 보겠다“며 “황희찬도 마찬가지고, 엄지성도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다. 아무래도 대체 자원들이 얼마만큼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꾸준하게 해온 방법대로 조직적으로 하려고 연습하고 있다. 3분의 1 지역에 가서는 어떤 플레이를 할지, 훈련할 계획이다. 하루 해보고 경기 나서겠다“고 전했다.

'캡틴' 손흥민이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제외됐다. 황희찬(울버햄튼)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은 요르단전에서 다쳐 소집해제됐다. 이승우와 문선민(이상 전북)이 대체 발탁됐다. 이승우는 5년 4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홍 감독은 10월 A매치 기간을 통해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 열매가 달콤해야 가속폐달을 밟을 수 있다. 이라크전이 분수령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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