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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정말 주드 벨링엄을 올바르게 기용하고 있는 것일까.

레알 마드리드는 27일 오전 4시(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24~2025시즌 스페인 라리가 11라운드 경기에서 0대4 참사를 당했다. 이번 패배로 레알은 1위 바르셀로나와의 격차가 승점 6점 차이로 벌어졌다.

충격적인 참사였다. 지난 시즌 레알은 유럽 최정상에 오른 뒤 킬리안 음바페라는 초대형 거물을 품으면서 전력을 강화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한지 플릭 감독 체제에서 대대적인 변화는 없었다.

음바페 영입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레알이었다. 음바페가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바르셀로나가 준비한 오프사이드 트랩 전략에 말리면서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날 또 하나의 문제는 벨링엄의 존재감이었다. 중앙 미드필더인 벨링엄은 이날 우측 윙어로 포지션에 기용됐다. 워낙 다재다능한 선수지만 벨링엄에게도 어울리지 않는 옷은 있었다. 벨링엄은 풀타임을 뛰면서 패스를 겨우 15번밖에 시도하지 않았다. 경기에 전혀 개입이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지난 시즌 공식전 42경기 23골 13도움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벨링엄인데 이번 시즌 들어서 유독 공격에서의 존재감이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날도 벨링엄은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전문 풀백이 아닌 루카스 바스케스의 수비적인 문제를 감춰주기 위해 벨링엄이 희생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영국 디 애슬래틱에서 공개한 레알의 엘 클라시코전 패스맵을 보면 벨링엄의 포지셔닝은 충격적이다. 경기 시작부터 후반 18분까지 벨링엄의 평균 포지셔닝은 사실상 풀백이었다. 바스케스가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서 중앙 미드필더인 페데르코 발베르데와 더 자주 연결되고 있었다. 벨링엄은 바스케스와의 연결고리를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과 따로 놀고 있었다.

음바페가 영입된 후 벨링엄이 전술적으로 겉돌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엘 클라시코 참사로 인해서 문제가 확연히 드러났다. 벨링엄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1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11경기를 뛰면서 도움 3개가 전부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평범 이하의 선수로 전락해버렸다.

음바페와 비니시우스의 공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벨링엄을 살리는 전술적인 방향도 고려해봐야 할 안첼로티 감독이다. 지난 시즌 자신의 전술 속에서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성장한 슈퍼스타를 자신의 손으로 망치고 있는 중이다. 음바페가 살아나도 벨링엄이 지금의 부진을 이어간다면 음바페 영입도 성공했다고 평가받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시즌 같은 경우는 벨링엄이 세컨드 스트라이커 혹은 최전방에서 자유를 부여받았다. 공격에서 비니시우스와 함께 풀어가는 능력이 엄청났다. 벨링엄은 모든 능력이 뛰어나지만 공격적인 역량이 발휘될 때 더욱 자신의 장점이 나오는 선수다. 이런 벨링엄을 팀의 수비적인 문제를 지우기 위한 도구로만 사용한다면 굳이 벨링엄을 그 자리에 넣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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