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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8회까지 0-2로 뒤진 상황. KIA 타이거즈 타선이 LG 트윈스 선발 디트릭 엔스에게 2안타의 빈공에 허덕여 LG에게 끌려가는 모양새였지만 실제로 2점차에 불과했다.

KIA는 팀타율 2할9푼7리의 압도적 1위인 팀. 9회초 LG 마무리 유영찬이 올라왔지만 KIA도 9번 박찬호부터 시작되는 타순이 나쁘지 않았다. 찬스만 만든다면 충분히 동점내지 역전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선두 박찬호가 중월 2루타를 치며 찬스가 만들어졌다. 소크라테스가 2루수앞 땅볼로 무러나며 1사 3루. 그리고 최원준이 깨끗한 좌전안타를 때려내 1-2. 이제 1점차였다. 그리고 KIA가 자랑하는 김도영-최형우-나성범의 차례.

김도영이 친 타구가 느리게 유격수 쪽으로 흘러 1루주자 최원준만 2루에서 아웃되며 병살을 면해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최형우가 좌중간 안타를 쳤는데 1루주자 김도영이 2아웃이다보니 최형우가 치는 순간부터 전력질주를 해 홈까지 파고들어 극적인 2-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장 10회초엔 1사후 서건창의 볼넷에 한준수의 우전안타로 1사 1,3루가 만들어졌고, 9회초 찬스를 시작했던 박찬호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기어이 3-2 역전을 만들었다. 소크라테스가 볼넷을 골라 2사 1,2루가 이어졌고, 최원준이 우전안타를 쳐 1타점을 더했다. 여기에 우익수 홍창기의 홈 송구가 뒤로 빠지는 틈에 소크라테스까지 홈에 들어와 5-2까지 벌어져 KIA가 또한번 1,2위 대결을 승리했다.

KIA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선발 양현종도 5이닝 동안 6안타(1홈런) 1실점으로 잘 막아냈고, 이후 불펜진도 1실점으로 막으면서 타자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남겼다. 전상현은 9회말 등판해 2이닝 동안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후 KIA 이범호 감독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해준 선수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8회까지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는데 9회초 박찬호의 안타로 만든 무사 2루 찬스에서 최원준의 따라가는 적시타가 나오면서 희망을 살렸고, 계속된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안타 때 김도영이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보여주면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이어진 10회초 1사 1,3루 찬스에서 박찬호가 다시 한번 귀중한 결승 희생타점을 올려줬고, 최원준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값진 승리를 추가할 수 있었다“며 9회와 10회에 보여준 타자들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이 감독은 이어 “오늘 양현종이 KBO리그 최초로 400경기 선발 등판한 경기였는데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안겨주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대기록 달성을 축하한다“고 했고, “정해영이 빠진 상황에서 불펜진이 힘을 내주고 있다. 특히 전상현이 오늘도 멀티이닝을 책임지면서 든든하게 팀 승리를 잘 지켜줬다“라고 말했다.

이날 잠실구장은 평일임에도 2만3750석이 매진됐다. KIA팬들이 절반을 차지했다. 이 감독은 “원정팬 분들께 승리로 보답드려 기쁘다. 내일도 연승분위기 이어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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