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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인기는 전혀 실감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를 '감자'라고 불러주셔서 좋습니다.“

SSG 랜더스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는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 대체 선수로 KBO리그와 인연이 닿았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출신인 시라카와는 지난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5이닝 무실점)에서 데뷔전 데뷔승을 거둔 후, 지난 13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5이닝 1실점)에서 2승째를 수확했다.

얼굴에서 아직 앳된 느낌이 남아있는 2001년생 23세 어린 투수. SSG에서는 오원석 등과 동갑내기다. 귀여운 인상 덕분에 한국에서 팬이 급속도로 늘었다. 팬들은 그를 '감자'라고 부른다. 귀여운 어린 선수를 칭하는 별칭이다.

시라카와는 “인기는 전혀 실감하고 있지 않다. 구단 영상 댓글에 달린 내용들이 한국어라서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하는데, 도쿠시마에 있는 한국인 친구(장현진)가 메신저로 '감자'라고 부르며 놀리곤 한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감자가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어인데, 한국에서는 귀엽다는 의미로 통하는 것 같아서 굉장히 기쁘다“며 웃었다.

팀 동료인 한두솔은 일본 사회인 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어 일본어를 능숙하게 한다. 시라카와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또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다.

“시라카와와 함께 있으면 일본에 있었을 때가 많이 생각난다“는 한두솔은 “첫해에는 언어가 안통해서 너무 힘들었다. 오전에는 야구를 하고, 오후에는 일본어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았었다. 1년쯤 지나니 귀가 트이고 말도 트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동생'인 시라카와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있다. 두사람 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공통점이 있어, 쉬는날 서울 홍대 번화가에 다녀오기도 했다. 한강 공원에 가지는 못했어도 한강이 보이는 작은 동산에 올라가 풍경을 보여줬다. 또다른 팀 동료 김광현은 한국식 바베큐를 좋아하는 시라카와에게 수십만원어치의 고기를 사주기도 했다.

일본 도쿠시마의 작은 마을 출신이라 스스로 '시골 사람'이라 부르는 시라카와는 생애 처음 와본 해외인 한국, 그리고 SSG에 점점 녹아들고 있다.

7월초면 시라카와의 6주 계약이 끝이 난다. SSG 구단은 아직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엘리아스가 순조롭게 회복을 끝낸다면 결정해야 한다. 시라카와와 작별을 하던지, 아니면 엘리아스와의 남은 계약을 포기하고 시라카와와의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 구단은 끝까지 심사숙고한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결별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은 게 사실이다.

시라카와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남아있는 기한 동안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길 수 있도록, 저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힘을 보태고 싶다“며 씩씩하게 각오를 다졌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특별히 가고싶은 곳은 없냐는 질문에 “한두솔 선수가 가자는 곳이면 다 좋다. 한두솔 선수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임무가 더욱 막중해진 옆에 앉아있던 한두솔도 기분 좋게 웃었다.

대구=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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