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18 17:00:05]
‘이번만큼은 다를 줄 알았다’. 2023-24시즌을 마친 페퍼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창단 이후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무른 페퍼저축은행은 절치부심하며 2023-24시즌을 준비했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박정아를 영입했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를 향한 기대감도 컸다. 그러나 결과는 세 번째 실패였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었지만, 코트 밖에서 뜬금없는 부정적 이슈들이 터지면서 하고자 하는 배구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했다.
2024-25시즌을 앞둔 시점에서, 페퍼저축은행의 과제는 1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선수 구성부터 팀 분위기까지, 많은 걸 바꿔야 했다. 이 과정을 이끌 새로운 사령탑으로 장소연 감독이 부임했고, 한다혜-이예림-이원정-임주은까지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 얼굴들도 대거 합류했다. 다행히 이후의 비시즌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전지훈련과 연습경기를 거치며 선수단의 조직력과 분위기가 크게 좋아졌고, 2024 통영‧도드람컵에서의 경기력도 준수했다. 더 이상 떨어질 곳도, 물러날 곳도 없는 페퍼저축은행이다. 배수진을 친 채 2024-25시즌을 맞는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하게 페퍼스를 이끄는 장소연 감독
해설위원에서 감독으로의 변신을 선택한 장소연 감독은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선수단의 분위기를 다잡는 데 집중했다. 배구도 배구지만 팀 분위기의 변화가 우선이라고 역설했던 장 감독은 모든 선수들과 꼼꼼하게 1:1 면담을 진행하며 팀의 체질 개선을 위한 초석을 다졌고, 이후 강도 높은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장 감독은 천사와 악마를 오갔다. 때로는 누구보다도 따뜻한 미소로 선수들을 격려했고, 때로는 거침없는 피드백을 선수들에게 쏘아붙이기도 했다. 감독임과 동시에 여자부 선수로서는 대선배이기도 한 장 감독의 지휘를 선수들은 성실히 따르는 중이다. 팀의 핵심 키워드인 ‘변화’에 몰두해온 장 감독은 컵대회에서의 첫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저희가 변하지 않았나요’라고 말하며 밝게 웃기도 했다. 1년차 감독답지 않게,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채 팀을 잘 꾸려가고 있는 장 감독이다.
김천이 아닌 광주에서 다시 한 번 힘을 합치는 ‘구 도공즈’ 4인방
2023-24시즌이 시작되기 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이적생은 단연 박정아였다. 정들었던 한국도로공사를 떠나 광주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당시 기준 여자부 연봉 상한선이었던 7억 7천 5백만 원의 연봉도 화제였다. 그러나 박정아의 활약은 조금 아쉬웠다. 특히 시즌 중반부까지의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물론 팀의 분위기 자체가 워낙 가라앉아 있었다는 점에서 조금은 참작의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4-25시즌을 앞두고 박정아는 주장으로서 맞는 첫 풀 시즌을 앞두고 칼을 갈고 있다. 어떻게든 자신과 팀의 반등을 이끌고자 한다. 그런 박정아를 도울 이적생들인 이예림-이원정-임주은은 공교롭게도 한국도로공사 시절 박정아와 합을 맞췄던 선수들이다. 무거운 짐을 진 주장을 도울 새 얼굴로서는 제격인 셈이다. 박정아 역시 “사람 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구나 싶다(웃음). 아무래도 원래부터 잘 알던 선수들이라 함께 하는 게 편하고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구 도공즈’ 4인방이 코트 위에서 만들 케미는 어떤 모습일까.
SWOT 분석
Strength(강점)
크게 좋아진 안정감, 달라진 배구 보여준다
-이예림-한다혜가 후위에 불어넣는 안정감
-장위의 합류로 높아진 블로킹 벽도 수비에 큰 도움
-리시브-수비 안정화, 공격 성공률 상승으로 연결
Weakness(약점)
명확하게 보이는 공략 포인트
-언제나 공략점이 될 박정아의 리시브
-장위가 후위로 내려갔을 때 시작될 상대의 반격
-20점대 이후의 경기 운영 능력 보완 필요
Opportunities(기회)
주전 낙점, 이원정에게는 증명만이 남았다
-A팀 세터로 비시즌 소화, 주전 가능성 ↑
-아쉬웠던 흥국생명에서의 시간, 절치부심했을까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약점은 가능한 감춰라
Threats(위협)
불안한 출발 보인 자비치
-컵대회에서의 부진으로 커진 고민
-불안한 하이 볼 처리 능력
-왼쪽에서의 강점 살리면서 상쇄 가능할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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