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3 05:20:00]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김민재가 안정감이 떨어졌다는 비판은 최소한 이번 SC 프라이부르크전에서는 틀린 비판처럼 보인다. 바이에른 뮌헨 팬들의 신뢰가 증거다.
바이에른은 2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SC 프라이부르크와의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바이에른은 안정적인 승리를 챙기면서 2연승을 질주했다.
김민재한테 정말로 중요한 일전이었다. 지난 볼프스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김민재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팬들의 신뢰를 많이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김민재가 예상치 못한 실수를 저지르면서 바이에른은 한때 역전까지 허용해 개막전부터 패배할 위기에 처했지만 동료들이 다시 역전을 만들어내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경기 후 빈센트 콤파니 바이에른 감독은 “김민재의 실수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지 않다. 나는 팀의 대처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다“며 내부적으로 처리하겠다며 김민재를 나무라지 않았다.
주장인 마누엘 노이어 또한 “실수는 경기의 일부다. 평소에 하지 않는 실수이며 이전 경기에서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실수였다. 부주의한 실수였다. 그 실수가 어떻게 됐는지 모두가 정확히 봤다. 하지만 누구라도 그런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며 김민재를 감싸줬다.
경기 후 독일 TZ를 통해 김민재가 허벅지 부상을 안고 경기를 소화한 게 알려지면서 김민재가 후반에 안정적이지 않은 이유가 밝혀졌다. 그래도 김민재가 지난 시즌 후반기, 특히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의 아쉬운 모습으로 인해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 분위기 반전을 위한 경기가 필요했다.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신뢰한다는 걸 경기 명단에서 보여줬다. 독일 유력 매체인 키커와 스포르트 빌트는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를 빼고 에릭 다이어를 선발로 내보낼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콤파니 감독의 선택은 변하지 않았다.
김민재를 프라이부르크전에서도 선발로 내보냈다. 대신 위치에 변화를 줬다. 지난 경기에서는 김민재가 우측 센터백을 맡았다면 이번 경기에서는 좌측으로 이동했다. 콤파니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에 김민재는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부상 우려를 떨쳐내는 단단한 활약이었다.
김민재는 최후방에서 프라이부르크의 역습을 제어하는 역할에 주력했다. 빌드업 과정에서도 무리한 패스보다는 주변 동료들에게 어렵지 않은 패스를 보내주면서 지난 경기에서 나온 실수를 방지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프라이부르크의 압박이 다소 느슨하면 장거리 롱패스도 종종 시도해 패스 실력을 보여줬다.
이번 경기 김민재의 활약은 수비적인 단단함이었다. 후반 15분에 나온 몸을 날린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파트너인 우파메카노가 상대 공격을 태클로 막아냈지만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몸에 맞고 공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바이에른 수비가 무너지면서 파트리크 오스터하게에게 넓은 공간이 생겼다.
위험을 감지한 김민재가 접근했다. 오스터하게에게 워낙 선택지가 많아 수비수인 김민재한테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김민재는 끝까지 침착한 수비로 속임 동작에도 넘어가지 않고 몸을 던져 슈팅을 막아냈다. 김민재는 후반 18분에도 날카로운 크로스를 잘 처리해내면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다.
김민재 덕분에 바이에른은 순간 공세를 취한 프라이부르크한테 실점을 내주지 않을 수 있었다. 해리 케인의 선제골을 잘 지켜낸 바이에른은 토마스 뮐러의 추가골이 나오면서 달아났다. 경기 종료 직전에 내준 페널티킥에서도 루카스 횔러의 어이없는 실축으로 무실점 경기를 해낼 수 있었다.
TZ는 경기 후 김민재의 탄탄한 경기력을 칭찬했다. '새로운 포메이션에서 중앙 수비수로서 안정감을 유지하고 실수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결국 패스가 잘못되면 즉시 수비진에게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김민재는 놀랍게도 큰 자신감을 가지고 이 임무를 완수했고 실수도 하지 않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평소에도 김민재를 강하게 비판했던 매체들은 여전히 김민재를 저평가했다. 이번에는 정도가 과했다. 키커는 김민재한테 선발진 중에서 마티스 텔과 함께 제일 낮은 평점 4점을 매겼다.
스포르트 빌트도 똑같이 평점 4점을 매겼다. 빌트는 '항상 플레이에서 사소한 실수가 있었고, 포지션 플레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했다'고 혹평까지 남겼다. 두 매체의 평가가 놀라운 건 김민재의 점수가 2실점이나 내준 프라이부르크 센터백과 동등하거나 심지어는 더 낮았다는 점이다.
두 매체의 혹평이 과하다는 증거가 나왔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는 바이에른이 프라이부르크를 2대0으로 제압한 경기에서 115번의 정확한 패스를 성공했다. 이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단일 경기 최다 기록이다'고 전했다.
김민재가 연달아 실수를 저질렀다면 115번의 패스를 95%의 성공률로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아직 축구에서는 통계의 맹점이 있다고 하지만 김민재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볼을 빼앗긴 횟수도 0회였다. 경기 중 경합에서도 위험을 노출한 적이 없었다.
억지 비판에 김민재가 흔들릴 이유는 없다. 세계 최고의 구단 선수라면 언제든 비판은 나올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전과 같은 탄탄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여론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바이에른 팬들의 반응이다. 지난 경기 후 김민재는 팬들한테도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이번 경기가 끝나자 바이에른 공식 SNS에는 김민재 칭찬밖에 없다.
팬들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안정적인 경기를 보여줬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김민재가 개인적으로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칭찬도 있었으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우리를 자랑스럽게 만들었다“는 댓글도 달렸다. 김민재한테 많은 힘이 될 팬들의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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