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은 극단적 수비축구를 펼친 중국에 패배한 게 분했던 모양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15일(한국시각) 중국 칭다오의 칭다오 청소년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4차전에서 1대2로 패배했다. 인도네시아는 조 5위는 유지했지만 최하위인 중국과 승점이 같아졌다.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중국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해야만 했다. 3경기 연속 패배하지 않았지만 동시에 승리도 없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승점 적립을 어려워하고 있었다. 귀화 정책을 통해 인도네시아가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중국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기에 승리가 예상됐다.

인도네시아가 중국을 상대로 경기력을 우위였지만 집중력 싸움에서 밀렸다. 전반 21분 중국의 프리킥에서 단조로운 킥이 올라왔다. 중국 선수가 공중볼 경합을 이겨냈지만 공의 방향은 나가는 쪽이었다. 이때 장 성룽이 투지를 발휘해 공을 살려냈고, 문전 앞에서 압두웨리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인도네시아는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순간의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실점하고 말았다.중국은 선제골을 넣고 더욱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다. 인도네시아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수비벽을 세운 중국을 뚫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인도네시아가 원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가지도 않았다.

전반 44분 하프라인에서 볼 경합이 벌어졌다. 동점골이 급한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수비라인을 신경쓰지 않고 공을 가져오기 위해 달려들었다. 정작 볼 소유를 한 선수는 가오 준위였다. 가오 준위는 곧바로 장 위닝을 향해 패스를 보내줬고, 장 위닝이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면서 중국이 2골차 리드를 잡았다. 신태용 감독이 원했던 경기 양상은 아니었다. 후반 들어서 인도네시아는 반격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중국은 노골적으로 경기 템포를 늦추면서 두줄 수비를 펼쳤다. 최근 기세가 좋은 인도네시아지만 이렇게 수비적인 축구를 하는 팀을 적으로 만나본 적이 없기에 득점 기회 만들기를 어려워했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40분 아르한의 롱 스로인 전략으로 톰 하예가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끝내 동점골까지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일본과 호주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도 비기면서 인도네시아가 중국을 상대로 승리했다면 일본 뒤를 이어 C조 2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지만 패배하면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중국을 상대로 보여준 인도네시아의 축구가 자랑스러워던 모양이다. 과감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일단 그는 “중국에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도, 중국도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중국이 더 간절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패배했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다음에 더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 해보겠다“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날 경기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인도네시아 선수들의 집중력이었다. 그는 “첫 번째 실점도, 두 번째 실점도 볼에 대한 집중력이 (문제였다). 첫 실점 때 우리가 조금 더 집중했으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쉽다. 두 번째 실점도 볼을 확실하게 잡아두지 못했을 때 우리 공으로 가져올 수 있었으면 실점하지 않았을 것이다. 볼에 집착하고, 우리 공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싸워줘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후 중국 기자들은 자국 선수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데려온 유럽파 선수들보다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는 질문을 신태용 감독에게 던졌다. 그러자 신태용 감독은 물러서지 않고 “오늘 경기는 보시다시피 7:3으로 우세했다. 후반전에는 8:2 정도였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골운이 따르지 않아서 패배했지 나머지 부분은 중국을 압도했다. 다음 홈에서 더 좋은 경기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인도네시아가 중국을 상대로 더 좋은 경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가 중국의 역습을 막는 걸 어려워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질문이 뒤를 이었다. 그러자 신태용 감독은 “2실점하고 패배해서 변명할 수 없겠지만 중국 축구가 똥볼축구하는지는 몰랐다“며 소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더불어 “우리도 대비했지만 우리 선수가 공이 나가는 줄 알고 기다렸다가 공이 살아나오면서 실점한 게 결정적이었다. 다음에 만나면 이런 플레이를 하는 팀은 우리가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며 수비적인 축구를 펼치는 중국을 상대로 패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까지도 신태용 감독은 “바레인전에서는 볼소유하는 부분이 약해서 우리가 반성했다. 중국 오자마자 이틀 동안 중국이랑 어떻게 경기할 것인지를 준비했다. 선수들은 100% 잘해줬다. 원하는 플레이를 잘해줬다. 골운이 따르지 않아 패배했을 뿐이다“며 내용적으로는 절대 중국에 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