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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아쉬운 경기였다. 특히 정지윤의 경기력이 걱정거리다.

현대건설이 19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에 1-3(19-25, 25-14, 22-25, 16-25)으로 패했다.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주포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는 공격 효율이 9.76%에 그치면서 완벽히 봉쇄당했고, 김다인의 경기력 역시 좋지 않았다. 교체 카드인 한미르-고민지-고예림-김사랑-나현수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수많은 아쉬움들 중에서도 하나를 꼽자면 역시 정지윤의 널뛰는 경기력이었다. 이날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선 정지윤의 1세트 경기력은 불안했다. 흔들리는 리시브로 김수지에게 다이렉트 공격을 두 번이나 허용했고, 사이드라인에 떨어지는 서브를 받지 않았다가 이고은에게 서브 득점을 헌납하기도 했다.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와의 전위 맞대결에서도 고전했고, 공격력을 제대로 끌어올리지도 못했다. 이는 기록으로도 드러났다. 리시브 효율이 7.69%, 공격 효율은 25%에 그쳤고 득점은 2점에 불과했다.

2세트 들어 정지윤의 경기력은 조금 살아나는 듯했다. 세트 초반부터 공격 리듬을 잘 살려가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고, 직선 코스도 호쾌하게 공략하며 신바람을 냈다. 리시브에서도 1세트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이었다. 2세트에 정지윤은 리시브 효율 33.33%‧공격 효율 55.56%를 기록하면서 5점을 올렸다. 강성형 감독과 현대건설 팬들이 정지윤에게 기대하는 바로 그 경기력이 나왔다.

그러나 3세트 초반에 정지윤의 경기력은 다시 1세트 때로 회귀하고 말았다. 받고 때리는 공격이 투트쿠의 단독 블로킹에 걸리면서 초반부터 리듬이 가라앉았다. 정지윤의 부진과 동시에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까지 함께 흔들리자, 강 감독은 정지윤의 자리에 고예림을 투입해야 했다. 이후 정지윤은 4세트 초반 웜업존을 지키다가 8-10에서 고예림을 대신해 다시 코트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의 4세트 최종 기록은 1점‧공격 효율 0%‧리시브 효율 27.27%였다. 당연히 팀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정지윤은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가공할만한 파워를 지녔고, 한 번 리듬을 살리면 막을 수 없는 폭발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리시브 역시 분명 많은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여전히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경기력에 항상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간 시즌 단위로 봤을 때는 라운드-경기 별 업다운이 존재했던 선수고, 이번 경기에서는 2세트에 끌어올린 경기력이 채 한 세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정지윤은 여전히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지만, 이제 마냥 어린 선수라고는 할 수 없는 나이와 연차가 됐다. 본인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경기력에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진정한 팀의 에이스이자 A급 아웃사이드 히터로 거듭날 수 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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