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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야마(일본)=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거의 보모였다니까요.“

'베테랑' 장성우는 왜 KT 위즈 일본 마무리 훈련에 합류했을까.

KT의 마무리 훈련이 한창인 10일 일본 와카야마 카미톤다 구장. 젊은 선수 위주의 마무리 훈련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가 등장했다. 장성우.

KT는 문상철, 배정대 등 1군 선수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장성우와 함께 신인 투수 4명을 합류시켰다. 이강철 감독은 “신인들도 그렇고 좋은 투수들이 많다. 성우가 와서 투수들 공을 직접 보면 좋을 것 같아 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시즌 중에도 경험 많은 장성우에게 많은 권한을 주면서 경기를 운영한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내일이 없는 살얼음 야구였다. 여기에 준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렀다. 녹초가 된 장성우인데, 사실 쉬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감독의 부름에 바로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시작부터 고생길(?)이었다고. 장성우는 오는 비행편에 1라운드 신인 김동현과 나란히 앉았다. 김동현은 “장성우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을 너무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카미톤다 구장에서 만난 장성우는 “내가 거의 보모였다. 애들이 비행기를 탈 줄 모르더라“며 껄껄 웃었다. 그는 “인천공항에서부터 티켓팅을 내가 다 해줬다. 오사카 공항에 도착했는데, 어리버리한 애들이 다른 항공사 수화물 벨트 앞에 서있더라. 어디서 자기 짐이 나오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김동현에게 '형이 짐 찾고 있을테니, 너는 친구들 길 잃어버리지 않게 다 나오면 데리고 저기 4번 벨트로 와'라고 일일이 설명을 해줬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장성우는 “얘기를 들어보니 초등학생 때 리틀야구 대표팀 이럴 때 아니면 해외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고 했다. 실제 김동현은 “일본은 처음“이라고 말하며 신기하다고 했다.

장성우는 “마무리 훈련에 온 게 6~7년 만인 것 같다. 감독님께서 못 본 투수들이 많고, 투수들이 너무 좋으니 와서 보면 좋겠다고 전화를 주셨다. 코치님들은 '왜 왔냐'고 놀리시는데, 투수들 공을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장성우는 포스트시즌을 돌이키며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2차전 하면서부터 방망이가 안 도는 게 느껴지더라.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이기고 싶었다. 모든 선수들이 힘들고 아픈 걸 참고 했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치명적 송구 실책 2개에 대해서도 “힘들었다는 핑계는 댈 수 없다. 내가 잘못해 만든 실책“이라고 자책했다.

와카야마(일본)=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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