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발매현황

게임일정 보기 +

프로토

토토

스포츠뉴스

Home> 와이즈 라운지> 스포츠뉴스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 황연주가 스물한 번째 여정에 오른다.

토종 아포짓의 자존심
유독 토종(土種) 수식어가 자주 붙는 포지션이 있다. 아포짓이다. 외인 선수 등장 이후 남녀부 막론 국내 선수가 오른쪽에 서는 걸 보기 힘들어졌다. 그런 연유로 이런 선수가 나타나면 배구계는 흔히 '토종 아포짓의 등장'이라며 반기곤 한다. 그만큼 국내 선수가 뛰기 어려운 자리라는 얘기다. 대개 리시브 부담 없이 득점에 주력하기에 신장과 파워가 덕목처럼 우선시되는 까닭이다.

이 가운데 '프로배구 원년'부터 굳건히 토종 아포짓으로서 자존심을 지켜온 이가 있다. 황연주다. V-리그 출범인 2005시즌 혜성처럼 나타나 신인상, 백어택상, 서브상을 휩쓸었다. 여자부에 외인 선수가 처음 입성한 2006-07시즌 이후도 끄떡없었다. 2010-11시즌 현대건설 소속으로 정규리그, 챔프전, 올스타전 MVP를 모두 석권했다. 팀에 창단 첫 통합우승을 안긴 건 덤. 2017-18시즌에는 통산 5000점 고지도 넘었다. 남녀부 통틀어 맨 처음이다. 지난 시즌엔 현대건설과 함께 13년 만에 통합우승컵을 탈환하기도 했다.

이제 황연주의 발자취는 곧 한국 프로배구의 새역사가 된다. 2023-24시즌을 끝으로 대다수 원년멤버가 코트를 떠났기 때문이다. 86년생 동갑내기 황연주와 임명옥(한국도로공사)만 남았다. 남자부는 전무(全無). 이들이 '한 번 더'를 외칠 때마다 V-리그 최다 시즌 출장 기록도 함께 경신된다.

'한 번 더'를 외친 이유
최근 현대건설은 전지훈련 차 강성형 감독의 고향인 전남 무안을 찾았다. 무안종합스포츠파크를 거점 삼아 꼬박 4박 5일을 보냈다. 어느 해 쨍쨍한 날 이곳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황연주의 이마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최선참인데도 가장 열심이다"라는 한 구단 관계자의 귀띔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때를 보다 바빠 보이는 황연주의 시간을 잠시 빌리기로 결심했다. 미안스러운 표정을 읽었는지 그가 먼저 "무안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그런지 아무리 운동해도 계속 배가 나온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금세 밝아진 분위기 속에 한참 수다가 오갔다. 그러다 불쑥 얼마 전 세차게 분 은퇴 열풍에 그도 함께 흔들리진 않았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물음표를 건네자 황연주는 느낌표로 받았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여자부 선수들은 20대 중후반만 되면 자연스레 등 떠밀리 듯 은퇴했다. 어떻게 40살까지 뛰냐는 분위기였다. 지금은 어떤가. 나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선수가 30~40대까지 코트에 오른다.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 이런 사례가 많아지면 후배들도 더 긴 배구 인생을 꾸려나갈 수 있지 않겠나. 내가 '가고 있는 길'이 결국 나중에 어린 선수들이 '갈 수 있는 길'이 될 거라 믿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연주는 개인적 이유도 함께 전했다. "저번에 (임)명옥이와 그런 얘길했다. 언니들이 은퇴하니까 이제 우리 차례가 다가오는 듯싶다고. 그래서 나는 언니들이 안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웃음). 요즘 다들 은퇴 후 계획을 묻는다. 이러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은퇴하게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 경쟁에서 밀리는 건 OK다. 그런데 단순히 '나이 먹었으니까 나가야 된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걸 스스로 좀 증명해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는 게 그의 말. 몸이 허락하는 한 자기 자신과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또 할 수 있을까의 반복...일 년 일 년 아쉽고 소중해"
내친김에 물었다. "그렇다면 다음 시즌 황연주는 어떤 모습일 것 같나." 옅은 미소와 함께 이런 답이 돌아왔다. "지난 1년을 거의 쉬다시피 했다. 경기를 안 하면 기량 하락을 떠나서 감각 자체가 떨어지는 게 있다. 그래서 팬들이 내게 기대하는 모습이 있을 텐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하지만 꼭 보여주고 싶다. 나이가 들면서 스피드나 힘은 떨어졌을지 몰라도 대신 노련미가 생겼다. 순간 센스를 십분 발휘해 최선을 다하면 팬들도 응원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황연주는 자신의 배구 시곗바늘이 전보다 빠르게 돌고 있음은 부정하지 않았다. "어릴 때는 훈련을 하면 가끔 배구가 잘 안되는 날이 있을지언정 회복은 빨랐다. 그런데 요즘은 한 번 훈련을 하고 나면 발바닥까지도 알이 배기더라. 또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다 보니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점프를 예로 들더라도 100번 연습한 사람과 10번 연습한 사람의 높이가 다르지 않나. 날짜와 시간이 쌓여야 나오는 퍼포먼스가 있는데, 나는 그게 부족하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기량이 떨어진 것도 있겠지만, 부상이 쌓이면서 몸이 안 따라주는 것도 맞다"라고 털어놨다.

그렇기에 코트에 오르는 매 순간이 소중하고 간절하다는 게 황연주의 진심이다. "언젠가부터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배구를 해왔다. '내년에 또 할 수 있을까'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일 년 일 년이 내게는 되게 아쉽고 소중했다. 단순히 블로킹 한 번을 하고, 서브를 한 번 치더라도 코트 안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그는 다시 코트로 돌아가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다가올 2024-25시즌 황연주는 한국 프로배구의 역사를 한 장 더 넘기고자 한다. 그의 스물한 번째 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사진_한국배구연맹(KOVO), 현대건설 제공

* 본 자료의 저작권은 '와이즈토토'에 있습니다 *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 목록보기

  • 전체 : 51417건, 페이지 : 23/5142
    • [뉴스] “시작부터 못하지 않았잖아요“ 김민재는 서운..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시작부터 못하지는 않았잖아요.“'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아쉬운 듯했다. 연이어 “시작부터 못하지는 않았다“고 호소했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A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

      [24-09-06 22:47:00]
    • [뉴스] '장하다 은혜야! 진선규의 응원받은 영화인 ..

      영화 '범죄도시' 분장팀장에서 한국 휠체어펜싱 기대주로 변신한 조은혜(39·부루벨코리아)가 2024 파리패럴림픽에서 개인전 메달 획득에 끝내 실패했다.조은혜는 6일 밤(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패럴림..

      [24-09-06 22:19:00]
    • [뉴스] 연세대 3학년 이민서 얼리 엔트리 참가 예정..

      연세대 이민서가 얼리 엔트리를 선언했다. 연세대에서 김보배에 이어 2번째 얼리 엔트리 신청자가 나왔다. 그 주인공은 연세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민서. 양정고를 졸업한 후 연세대에 진학한 이민서는 넘치는 운동능력과 ..

      [24-09-06 22:06:37]
    • [뉴스] 서울 SK 나이츠, 18기 챌린저 공개 모집

      SK가 챌린저를 모집한다.서울 SK 나이츠가 2024~2025시즌에 활동할 제18기 「서울 SK나이츠 챌린저」를 공개 모집한다. SK는 “서울 SK나이츠 챌린저는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로 구성되며, 20..

      [24-09-06 21:56:39]
    • [뉴스] 'SON보다 많은 연봉 줄 만하네'...팬들..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첼시를 떠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 코너 갤러거가 이적 첫 시즌부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호감 행동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스페인의 아스는 5일(한국시각) '갤러거가 팬들 마음을 ..

      [24-09-06 21:47:00]
    • [뉴스] 류현진 4727일만에 LG전 승리. 주현상 ..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화 이글스가 류현진의 9승과 함께 시즌 60승에 도달했다.한화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류현진의 6이닝 8K 1실점의 호투와 불펜진의 완벽한 방어로 3대1의..

      [24-09-06 21:29:00]
    • [뉴스] '붉은악마 인사 생략' 김민재의 아쉬운 대처..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도대체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하나로 뭉쳐도 어려운 위기 속에 서로에 대한 아쉬움만 커지고 있다.홍명보 신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A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24-09-06 21:09:00]
    • [뉴스] 토트넘은 손흥민 진짜 잡을 생각 없어?.....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리버풀은 1년 뒤 구단과 계약이 만료되는 모하메드 살라와 재계약 협상 테이블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똑같이 2024~2025시즌에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의 계약 상황은 아직도 감감무..

      [24-09-06 20:41:00]
    • [뉴스] [24박신자컵] 골득실률·승자승 원칙에서 갈..

      [점프볼=아산/조영두 기자] 박신자컵 4강 진출 팀이 모두 가려졌다. 골득실률과 승자승 원칙에서 희비가 갈렸다. 6일 일정을 끝으로 2024 우리은행 박신자컵 조별 예선이 모두 마무리 되었다. A조에서는 토요타 안텔..

      [24-09-06 20:23:03]
    이전10페이지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다음10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