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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창원/이재범 기자] “SK의 오재현 등 좋은 수비수를 만나면 결과가 나올 거다. 지금까지는 압박을 잘 이겨냈다.”

창원 LG는 홈에서 열린 3경기를 모두 쓸어 담았다. 지난 시즌 개막 3연패로 시작했던 것과 정반대 결과의 기분좋은 출발이다.

이번 시즌 LG는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팀이다. 국내선수만 8명이 바뀌었고, 칼 타마요와 대릴 먼로를 새로 영입한 걸 고려하면 10명이 새 얼굴이다.

수비를 잘 할 수 있는 팀에서 공격을 잘 할 수 있는 팀으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양준석이 있다.

이재도를 내보내고 전성현을 영입한 건 지난 시즌 평균 14분 15초 뛰었던 양준석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출전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래도 이관희 대신 데려온 두경민이 20분 정도 책임져 줄 수 있어 양준석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렇지만, 오프 시즌 동안 훈련을 하며 두경민의 몸 상태가 썩 좋지 못하다는 걸 확인했다.

양준석이 애초 예상보다 더 긴 25분 정도 뛸 것으로 보였다.

LG는 시즌 개막을 전성현 없이 맞이하기로 했다. 전성현이 제대로 경기를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시간을 준 것이다.

여기에 시즌 3번째 경기 만에 또 다른 변수를 맞이했다. 두경민이 부산 KCC와 경기를 마친 뒤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고, 검사 결과 왼쪽 허벅지 근육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빠르면 2주 만에 복귀도 가능하지만, 최대 4주까지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준석은 24일 안양 정관장과 맞대결에서 두경민 없이 팀을 이끌어야 했다. 물론 장태빈이 있고, 만약을 대비해 유기상이 포인트가드를 볼 수 있도록 준비를 했더라도 양준석이 최대한 오래 코트에 서 있어야 한다.

양준석은 기대에 부응했다. 22점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LG가 정관장을 82-75로 꺾는데 앞장섰다. 22점과 9어시스트는 개인 최다 기록.

LG 관계자는 “이번 선수단 변화의 중심은 다른 선수도 아닌 양준석이다”며 “이번 시즌이 끝났을 때 양준석이 지난 시즌보다 성장했다는 평가를 들어야 성공한 시즌이다”고 했다.

양준석은 정관장과 경기에서 기대에 부응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정관장에게 승리한 뒤 “이재도를 트레이드 하면서 양준석을 성장시켜야겠다고 생각했고, 필리핀,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압박에서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금은 좋아졌다. SK의 오재현 등 좋은 수비수를 만나면 결과가 나올 거다. 지금까지는 압박을 잘 이겨냈다”며 “컵대회에서 많은 질타보다 0점 짜리라고 던졌는데 거기에 주눅들지 않고 자기 득점을 찾아가는 게 조금씩 좋아진다. 수비에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끝까지 잘해주고 있다”고 양준석의 플레이를 평가했다.

양준석은 조상현 감독이 언급한 오재현이 막아도 괜찮겠나라는 질문을 받자 “저 혼자서 농구를 하는 게 아니다(웃음). 오재현 형과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 다음달 1일 (SK와) 경기를 하는 걸로 안다”며 “동료들과 같이 있다. 혼자서 치고 다니는 게 아니라서 영리하게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양준석은 이제 3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1라운드 후반에 강팀과 경기들이 몰려 있다. 더 나아가 한 시즌을 모두 치렀을 때 정확한 평가가 나올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두경민이 빠진 첫 경기에서 양준석은 LG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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