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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웸반야마는 1년 만에 모든 걸 입증했다. 우려는 사라지고, 기대만 남아 있다. 그래서 그의 두 번째 시즌이 너무 궁금하다.


*본 기사는 9월에 작성됐으며, 루키 2024년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














괴물 루키


빅터 웸반야마의 루키 시즌은 압도적이었다. 먼저 단순 숫자만 체크해보자.


평균 21.4점 10.6리바운드 3.9어시스트 3.6블록에 3점슛 성공 1.8개. 야투율은 46.5%.
NBA 역사에서 루키 시즌에 평균 20점-10리바운드를 기록한 선수는 의외로 적지 않다. 웸반야마 이전까지 무려 20명.


하지만 1990년대 이후로 보면 선수가 확 줄어든다. 30년 넘게 단 6명만 존재했고 그 선수들은 데이비드 로빈슨, 알론조 모닝, 팀 던컨, 앨튼 브랜드, 블레이크 그리핀이었다.


모두 NBA에서 역사적인 커리어를 쌓거나 성공을 거둔 선수들이었는데, 웸반야마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블레이크 그리핀(2011년) 이후 13년 동안 나오지 않던 기록을 해냈으니, 그 상징성은 더 컸다.


웸반야마가 무서웠던 것은 20-10에 4개에 가까운 어시스트와 2개에 가까운 3점슛 성공을 곁들였다는 것이다.


20-10 루키 시즌을 보낸 20명의 선배 중에 웸반야마(3.9개)보다 많은 평균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래리 버드(4.5개), 시드니 윅스(4.3개), 카림 압둘자바(4.1개) 3명 뿐이다.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선수들이다.


3점슛 성공 역시 마찬가지다. 3점슛을 많이 던지는 시대 덕분도 있겠지만, 래리 버드(1.7개) 외엔 웸반야마처럼 3점까지 꽂으며 20-10시즌을 보낸 선수는 없다.


“키 223cm에 윙스팬 240cm인데 가드처럼 패스하고, 3점을 넣고, 전례 없는 수비력까지 갖춘 현대농구형 빅맨의 끝판왕 같은 선수“


빅터 웸반야마의 루키 시즌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데뷔 직전 빅터 웸반야마를 지켜본 세간의 기대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농구선수가 이전에도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사실 빅맨이 3점을 던지고 어시스트를 하는 건 새로운 일은 아니다. 2000년대부터 빅맨은 끊임없이 진화해왔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왔다. 덕 노비츠키에서 시작된 진화는 니콜라 요키치, 조엘 엠비드로 이어졌고 쳇 홈그렌도 그 길을 따라 걷고 있다.


하지만 웸반야마라는 선수는 결이 조금 다르다.


선배 빅맨들이 이것저것 다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그건 빅맨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 해냈던 것이었다. 빅맨 70+포워드 30 같은 느낌이었달까.


그런데 웸반야마는 진짜 포워드 같다는 게 핵심이다. 웸반야마는 빅맨 50+포워드 50 정도의 느낌이다. 그런데 수비는 역대 최고의 포텐셜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모두가 게임 속에서나 만들어볼 법한 사기 캐릭임이 틀림없다.


신인왕,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 수비왕 투표 2위. 웸반야마가 첫 시즌부터 이뤄낸 위대한 업적이다.











크리스 폴을 만나다


모든 걸 다 가진 것만 같았던 웸반야마에게도 없는 게 있었다. 바로 훌륭한 2대2 파트너였다. 주로 데빈 바셀, 트레 존스, 켈든 존슨이 핸들러 역할을 맡았는데 파괴력이 크지 않았다. 이들 모두 공격적인 성향이 너무 강하거나, 2대2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시즌 웸반야마의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엄청난 신체 사이즈를 활용한 앨리웁 게임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222cm의 신장에 윙스팬이 240cm, 스탠딩 리치(서서 팔을 위로 뻗었을 때 수직 높이)가 300cm인 웸반야마의 높이를 샌안토니오 동료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웸반야마 본인이 좋은 스킬셋을 활용해 외곽에서 야투를 시도하는 비중이 높았던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압도적인 높이를 가지고 있는 웸반야마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앨리웁 게임의 비중이 지금보다는 높아져야 한다.


그런데 이제 크리스 폴이 샌안토니오에 왔다. 1985년생의 백전노장이지만, 한때 포인트갓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패스와 2대2 능력은 역대급에 속하는 선수다.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는 픽앤롤 핸들러의 공격 빈도가 14.3%로 리그에서 22위에 머물렀던 팀이었다. 2대2 게임을 제대로 풀어갈 핸들러가 없었던 탓이다.


빈도가 낮은 것도 모자라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시도에서도 효율성이 바닥을 쳤다.


2대2 공격에서 샌안토니오 핸들러의 득점 생산성은 고작 23위에 머물렀고(포제션당 0.851점), 스크리너의 득점 생산성은 24위에 불과했다.(포제션당 1.069점)


2대2 게임을 하면 핸들러도, 스크리너도 득점이 안 되는 리그 최악의 2대2 게임 팀이었던 셈이다.


크리스 폴이 이걸 바꿔줄 수 있다. 웸반야마에겐 더할 나위없이 기쁜 일이다. 폴과 웸반야마의 콤비 플레이를 새 시즌 기대해보자. 웸반야마가 날개를 달고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샌안토니오는 달라질까


웸반야마가 괴물 같은 루키 시즌을 보냈지만, 리빌딩 팀 샌안토니오는 지난 시즌에도 성적이 바닥을 쳤다. 단 22승. 서부 14위에 머물렀고 2019년 이후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라는 쓴맛을 봤다.


새 시즌엔 샌안토니오가 달라질 수 있을까?


일단 희망적인 요소는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두 명이나 들어왔다는 점이다.


가드진엔 크리스 폴이, 포워드진엔 해리슨 반즈가 합류했다. 데빈 바셀-켈든 존슨-빅터 웸반야마로 고정된 라인에 경험과 노련함을 더해줄 영입이 틀림없다.


또 하나 반가운 것은 장신 신인가드 스테폰 캐슬의 합류다. 코네티컷 대학의 NCAA 토너먼트 2연패를 이끌었던 캐슬은 198cm의 큰 사이즈에 뛰어난 수비력과 볼 없는 움직임을 겸비한 선수다.


2대2 게임은 생각보다 평범하지만, 큰 사이즈와 좋은 압박 능력을 활용한 수비가 좋고 영리한 컷인을 통해 팀 오펜스의 흐름을 살려주는 플레이에 능하다. 1-2번을 왔다갔다 하면서 크리스 폴, 데빈 바셀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럼에도 새 시즌 샌안토니오에 대한 시선은 냉담한 편이다. 디 애슬레틱은 노스웨스트 디비전의 다음 시즌을 예상한 기사를 8월에 공개했는데, 여기서도 샌안토니오는 디비전 최하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폴, 반즈의 합류와 별개로 기본적인 전력 자체가 아직은 저점에 있다는 평가다. 공수 양면에서 수정해야 할 것도 많고 아직 리빌딩도 한창 진행 중인 단계이기에 더더욱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그럼에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은 명장 그렉 포포비치와 괴물 유망주 빅터 웸반야마의 존재다. 이들이 샌안토니오를 어떻게 업그레이드시키느냐에 따라 서부의 판도도 꽤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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