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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년을 준비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5선발 경쟁에 새로운 이름이 떠올랐다. 올해 22세, 프로 4년차 이병준이다.

최고 150㎞ 투심을 앞세워 퓨처스리그의 상승세에 이어 교육리그(울산 KBO Fall League)에서도 호투를 이어가며 당당히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다.

영도 리틀야구단 출신의 '찐부산사나이'다. 경남중-개성고의 엘리트 라인을 밟았다. 빠르고 감각적인 투구폼에 최고 150㎞에 달하는 투심이 매력적인 투수다.

손성빈 김진욱 나승엽을 배출한 2021년 신인 드래프트 출신이다. 이들 외에 우강훈(LG) 김창훈 송재영 정우준 등도 함께 롯데 유니폼을 입은 해다. 상위 3명 뿐 외에도 장기적으로 롯데에겐 똘똘한 유망주들이 쏟아진 해가 될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이병준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에이스급 재목으로 시선을 받았고, 한때 1차지명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이병준이다.

하지만 고3 시절의 부진과 제구가 아쉽다는 평가 속 7라운드까지 순위가 내려앉았다. 데뷔 시즌을 마친 뒤 일찌감치 군복무를 택했고, 지난해 5월 제대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전반기엔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8월 28일 삼성 라이온즈 2군과의 경기부터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꾼 것이 신의 한수였다. 이날부터 10월 2일 삼성전까지 6경기 3승, 매경기 등판 때마다 평균 5~6이닝을 책임지는 호투를 이어갔다. 3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자책점은 단 4점 뿐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삼진이다. 첫 선발등판이었던 삼성전에서 5이닝 7K를 잡은데 이어 9월 한달간 고양 히어로즈-두산 베어스-KIA 타이거즈-SSG 랜더스와의 퓨처스 4경기에서 삼진 25개를 솎아냈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2일 삼성전에서도 5이닝 6안타 3실점(2자책) 7K로 역투했다. 선발 6경기 39K의 인상적인 비율이다.

26일 교육리그 LG 트윈스전에선 6이닝 3파안타 무실점, 9K로 압도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교육리그에서 신예들의 기분좋은 호투가 이어지고 있는 롯데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투수다. 이날 롯데는 이병준의 호투 속 3대0 승리를 따냈다.

롯데는 올해 마운드의 부진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외국인 투수 윌커슨과 반즈가 역대급 시즌을 보냈음에도 토종 선발들이 뒤를 받쳐주지 못했고, 불펜은 평균자책점 9위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롯데가 가을야구 문턱에서 좌절했던 이유다.

내년에도 외국인 투수와 박세웅을 제외한 선발 두자리는 미정이다. 올해 개인사가 얽혀 추락했던 나균안이나 팔꿈치 수술 후유증에 시달린 이인복의 회복을 기대하지만 쉽지 않다. 4선발 역할을 잘해준 김진욱은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오히려 신인 정현수에 기대감이 쏠린 상황. 이병준이 파고들 여지는 충분하다.

손호영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등이 한꺼번에 스텝업하며 타선의 짜임새가 갖춰진 올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올겨울 마운드 육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데뷔 전 루키데이에 참석한 이병준은 “롯데의 영구결번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역대 영구결번이 최동원-이대호 뿐인 롯데임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포부지만, 신인다운 패기가 넘친다. 내년이 이병준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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