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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말 그대로 명불허전이었다. '닥터K'의 삼진 폭격에 SSG 랜더스는 속수무책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돌아온 '좌승사자'를 앞세워 3연패를 끊었다. 반즈는 44일만의 복귀전이었던 10일 인천 SSG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쾌투, 상대 타선을 꽁꽁 묶으며 6대1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을 9개나 잡아냈다. 박성한이 반즈 상대로 3타석 3삼진의 굴욕을 당했고, 박지환과 최정도 각각 2개였다. 돌아온 에레디아도 침묵했다. 상위타순이 철저하게 봉쇄되면서 무엇하나 물꼬를 트기도 어려웠다.

6회까지의 투구수도 단 77개에 불과했다. 당초 김태형 감독은 반즈의 복귀전 투구수로 80개를 제시했다. “공이 좋으면 몇개 더 갈수도 있지만 그래도 90개를 넘기지 않겠다“고 단언할 정도. 지난 5월 26일 부상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충분한 휴식도 줬다.

그 배려만큼이나 반즈는 자신있게 존에 공을 뿌렸다. 빠른 투구템포도 돋보였다. 아차 하는 순간 SSG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에 몰리거나, 급한 마음에 범타로 물러나기 일쑤였다.

몸쪽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파고드는 직구, 빠르고 각이 큰 슬라이더,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는 체인지업까지 컨디션 좋은 반즈는 '언히터블' 그 자체임을 다시금 증명했다. 특히 이동현 해설위원은 반즈의 슬라이더에 '움찔'했다가 그대로 루킹삼진 당하는 SSG 타자들의 모습을 보며 “순간적으로 좌타자 몸쪽으로 향하는 것 같다가 존으로 파고든다“며 혀를 내둘렀다.

'볼볼볼볼'하지 않으니 수비진도 연신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 마운드와 야수들의 시너지가 돋보였다. 타선은 천하의 김광현을 상대로 2회 정훈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4회 3점을 추가하며 반즈를 도왔다.

경기 후 반즈는 “돌아온 것 자체가 정말 기쁘다. 우리 팀을 위해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자체로 의미있다“며 복귀의 감격을 만끽했다.

이어 “80구 가까이 던졌는데, 몸 상태도 괜찮았다. 이전에 어땠는지를 생각하기보다 오늘 하루에만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다음 등판으로 예정된 두산전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하겠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특히 가을야구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반즈는 “팀 분위기가 좋다. 우리는 가을야구를 충분히 할 수 있는 팀이다. 이 분위기를 이어서 하루 하루 승리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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