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홍성한 기자] 대회 내내 답답했던 혈을 뚫어내는 경기였다. 한국이 전제 조건을 모두 채우며 4강 토너먼트 희망을 되살려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FIBA 랭킹 13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힘나시오 후안 데 라 바레라에서 열린 2026 FIBA(국제농구연맹) 여자농구 월드컵 사전자격예선 A조 3차전 말리(FIBA 랭킹 20위)와 경기에서 87-63으로 이겼다.

A조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20일 베네수엘라전에 이어 21일 체코를 상대로도 패하며 탈락 위기 놓였던 한국. 일단 3차전 말리를 큰 점수 차로 이겨놓고 경우의 수를 봐야 할 처지였으나 전제 조건 중 하나를 채웠다.

골 득실 +5점으로 말리에 앞선 한국은 잠시 뒤 있을 체코-베네수엘라와 경기에서 체코가 승리한다면 조 2위로 4강 토너먼트로 향한다. 체코는 조별리그 2연승으로 조 1위에 올라있다.

강이슬(26점 3점슛 6개 2리바운드)과 박지수(19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 박지현(15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이소희(10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가 팀 승리에 앞장섰다.

시작은 한국이 근소한 리드를 잡았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연이은 3점슛 시도는 모두 림을 빗나갔고, 일찌감치 팀 반칙에 걸린 결과로 계속된 자유투 득점을 내줬다. 그 사이 오픈찬스를 놓친 데 이어 실책까지 겹치며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실패했다.

분위기를 바꾼 건 쿼터 막판 터진 외곽포였다. 신지현의 3점슛으로 흐름을 바꿨고, 강이슬이 연속 3개의 3점슛을 폭발시켰다. 1쿼터가 종료됐을 때 점수는 18-16, 한국이 앞섰다.  

2쿼터 한국이 계속해서 리드를 유지했다. 박지현의 중거리슛과 강이슬, 이소희의 외곽포가 림을 가르며 말리의 거센 추격 속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박지수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골밑 득점을 성공시킨 데 이어 3점슛까지 터트렸다. 득점 인정 반칙까지 얻어낸 박지수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40-35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들어 한국이 점수 차를 벌렸다. 박지현의 득점을 시작으로 이소희, 이해란이 가담했다. 강이슬의 3점슛은 식을 줄 몰랐고, 박소희도 외곽에서 지원 사격했다. 말리의 3쿼터 득점을 10점으로 묶는 데까지 성공한 한국. 3쿼터가 종료됐을 때 점수는 57-45로 크게 앞섰다.

마지막 4쿼터 한국은 박지수와 박소희, 박지현의 득점과 이소희, 강이슬의 3점슛 등 고른 분포를 앞세워 화력을 뽐내며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