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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우리도 이렇게 이겨본 게 얼마 만이냐.

키움 히어로즈는 1일 초대형 악재에 울어야 했다. 타율 3할3푼 11홈런 57타점 69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최강 2번타자로 자리매김한 외국인 타자 도슨이 무릎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31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외야 수비 도중 동료 이용규와 충돌했다. 도슨의 무릎이 이용규의 가슴을 때려, 처음에는 이용규가 크게 다칠까 걱정이었는데 하루가 지나니 도슨이 무릎 전방 십자인대 손상이라는 충격적인 뉴스가 나왔다.

십자인대가 완전 파열이면 1년 이상을 쉬어야 하는 중상. 불행 중 다행인 건 파열은 아닌 부분 손상으로 보인다. 그래도 리그 종료까지 40여경기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안그래도 없는 살림 핵심 외국인 타자가 빠지면 타겨기 너무 클 수밖에 없었다. 정밀 검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당분간은 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1일 NC전 분위기가 좋지 않을 걸로 보였다. 31일 경기 패했고, 1일 신인 김윤하가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며 3-9까지 끌려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서운 꼴찌' 키움은 홈팬들 앞에서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5회와 6회 각각 4점, 3점을 내며 경기를 뒤집어버렸고 8회 쐐기 4점을 내며 3-9로 밀리던 경기를 14-9로 만들어버렸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이날 1군에 올라온 변상권이 도슨의 2번 자리에서 3안타를 몰아쳤다. 허슬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바꾸기까지 했다. 주축 선수들도 힘을 냈다. 캡틴 송성문이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쳤고, 김태진도 3안타 경기를 했다. 최주환은 8회 상대 마무리 이용찬으로부터 쐐기 스리런포를 날렸다. 불펜이 허약한 키움임을 감안하면 값진 홈런이었다.

키움은 역대 가장 강한 꼴찌로 인정받는다. 1일 기준 43승57패로 승률 4할3푼이다. 2022 시즌 꼴찌 한화 승률은 3할2푼4리였다. 엄청난 차이다. 9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는 1경기, 8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는 2.5경기 뿐이다.

키움은 지난달 18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8-0으로 이기던 경기를 8-12로 뒤집혔다. 28일 KIA전은 3-2로 앞서던 9회 2사 김선빈과 변우혁에게 연속 홈런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렇게 충격적 역전패 비극의 주인공이기만 했던 키움. 이번에는 자신들이 대역전극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도슨이 빠진 건 아쉽지만, 그럴 때 히믈 모아 만든 기적같은 승리에 팀 분위기가 확 바뀔 수 있다. 키움은 주말 두산 베어스와 3연전을 벌인다. 후라도-헤이수스-하영민 1-2-3선발이 다 나선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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