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1-12 08:07:00]
[와카야마(일본)=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번에는 진짜 터질까요.“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좌완 투수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내 이번 인생에 왼손 투수와는 인연이 없는가보다“라는 농담을 자주 한다.
KT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좌완이 부족하다. 몇 년째 좌완 필승조 1명 없이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 필승조로 우뚝 선 김민을 SSG 랜더스에 내준 것도, 좌완 선발 요원인 오원석을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이 감독은 어떻게든 좌완 1군 투수를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 캠프에서 이 선수의 공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이 감독은 “이번엔 심상치 않다“며 미소를 지었다.
주인공은 전용주. KT가 2019년 신인 1차지명을 한 왼손 유망주다. 안산공고 출신으로, 김광현(SSG)의 후배라 '제2의 김광현'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단순히 학교가 같아서 그런게 아니라, 좌완으로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것도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신인 시즌 1군에 데뷔했지만, 팔꿈치가 문제였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그 사이 병역 문제도 해결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지난 시즌 돌아왔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올해도 1군 4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마무리 훈련에서 뜨거운 사나이가 됐다. 150km 가까운 강속구를 펑펑 꽂는다. 구위 자체가 압도적이다. '왼손 잔혹사'에 시달린 이 감독이 설렐 수밖에 없다.
1차지명 선수다. 가진 게 분명 있다는 것이다. 잠재력이 터지면 된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가시밭길을 걸었을까. 전용주는 “팔꿈치도 문제였지만, 지금까지 계속 잔부상에 시달렸다. 그리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시도하다보니 시행착오도 많았다. 너무 디테일하게 투구를 하려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에게 이번 와카야마 캠프는 터닝포인트의 장이다. 일단 몸이 아프지 않다. 여기에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조언 속에 '자기 투구'를 완성시키고 있다. 전용주는 “그동안 팔로만 공을 던지려 했던 것 같다. 여기에 와 하체 위주로 전지는 훈련을 하니, 좋아진다는 걸 느낀다. 물론 아직 100%는 아니다.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더 확실한 내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주는 '제2의 김광현' 타이틀이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좋았다. 그렇게 되고 싶었다. 그동안은 계속 아파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이제 내년이 진짜 전용주를 보여드릴 수 있는 첫 시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와카야마(일본)=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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