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28 11:30:00]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서 첫 승 못 올렸어도 여전히 단단한 입지인니 정부, 신 감독에 교통 체증 피하는 경광등 차량·'1호 골든비자' 제공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아직 1승도 못 올렸지만,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는 신태용 감독의 입지는 여전히 단단하다.28일 인도네시아 대표팀 사정에 정통한 현지 축구 기자들과 현지 교민사회에 따르면 신 감독의 국민적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인도네시아는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강호들과 C조로 묶여 4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3무 1패로 분투했다. 순위는 6개국 중 5위(승점 3).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조 2위까지 주는 본선행 직행 티켓은 사실상 확보가 어려워졌다.4위 안에 들어 패자부활전 성격의 4차 예선에 진출하는 게 인도네시아가 바랄 수 있는 최선이다.하지만 신 감독은 여전히 선수단 안팎에서 확실한 지지를 받는다.
지난 4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면서 사상 첫 아시안컵 16강 진출 등 각종 대회에서 확실한 성과를 냈고, 기량 면에서도 인도네시아 축구를 한 단계 성장시켰다는 걸 팬들이 인정하기 때문이다.인도네시아 축구의 위상을 확 끌어 올려준 신 감독에 대한 현지인들의 존경과 애정은 '신적인 수준'이다.그의 성인 '신'이 한국어로 '神'과 동일한 발음이라는 걸 인도네시아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다.최근 휴가차 귀국한 신 감독도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며 현지 팬들에게 감사해했다.정부의 지원도 확실하다. 자카르타 도심 고급 아파트와 함께 고급 승용차까지 여러 대 제공한다.신 감독은 “교통 체증이 심한 도로를 지나갈 때면 사용할 수 있도록 경광등도 붙어있다“며 웃었다.연간 최고 이용료가 약 5천만원에 달하는 전국 골프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내외국인을 통틀어서 신 감독만 누리는 특혜다.인도네시아가 외국 투자 유치 등을 목적으로 마련한 골든비자(A-1 비자)의 1호 수혜자가 바로 신 감독이다.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초로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진출 신화를 일군 신 감독에게 지난 7월 26일 골든비자를 직접 선물했다.
인도네시아에 거액을 투자하는 소수 외국인에게만 제공하는 이 비자를 소지하면 최장 10년간 체류하며 입출국과 토지거래, 사업 인허가 등에서 내국인과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신 감독은 지난 6월 3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봉도 크게 올랐다.그는 “비밀 유지 조항 때문에 구체적인 액수는 밝힐 수 없으나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신 감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43만7천여명이다. 이중 상당수가 올해 급증한 것이다.신 감독은 지난 5월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직전까지 갔다.마지막 기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0-1로 패하면서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당시 신 감독은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했고, 이 장면이 신 감독을 향한 뜨거운 '팬심'을 더욱 키웠다.신 감독은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이뤄진 전반 반칙에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해 실점한 것도 억울한 데 후반에 볼만 건드린 태클을 문제 삼아 또다시 페널티킥을 선언하자 분노가 폭발했다“고 했다.이어 “프랑스인 주심이 자국의 식민지였던 기니 선수들과 경기 내내 프랑스어로 대화할 때 의심된 불공정 판정이 현실화하자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상실했다“고 돌아봤다.
신 감독의 '거센 항의'를 팬들은 인도네시아 축구를 위한 '열정'으로 받아들였다.인도네시아 팬들의 응원과 지지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인스타그램 구독자는 단기간에 100만명이 늘었다.신 감독은 연합뉴스에 인도네시아를 맡게 된 '비화'도 전했다.당시 신 감독을 향해 중국 축구계가 거액을 제시하며 대표팀 감독직을 제의했다고 한다.그러나 평소 친하게 지내던 국내 최대 호텔·리조트 기업 대명소노 서준혁 회장의 권유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고 한다. 서 회장은 2020년부터 매년 5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신 감독은 지난 2021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갑자기 귀국하고서 치료 받아 양국 팬들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았다.이후 더욱 열정적으로 일해왔으나 건강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한다.신 감독은 “좋아하던 술을 완전히 끊고, 주말 골프 등으로 몸 관리를 한 덕에 매우 건강하다. 30년째 챙겨 먹고 있는 홍삼의 도움도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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