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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조용하다는 건 계약 연장 협상이 한창이라는 뜻이다.'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의 미래에 대해 '1년 연장 후 방출'이라는 암울한 전망과 추측이 쏟아지는 가운데, 유일하게 희망적인 의견이 나왔다. 토트넘의 레전드 골키퍼이자 과거 이영표와도 함께 뛰었던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골키퍼 폴 로빈슨의 전망이다. 토트넘 구단이 직접적으로 손흥민의 거취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조용한 이유가 한창 계약 연장을 두고 협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로빈슨은 최근 토트넘 소식을 전담하는 토트넘 홋스퍼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과 손흥민이 재계약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라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지난 시즌 토트넘에는 9번 공격수가 없었지만, 손흥민이 이번 여름 도미닉 솔란케를 영입하기 전까지 혼신을 다해 그 역할을 해왔다'면서 '비록 계약 기간이 7개월 남짓 남았지만, 재계약에 대해서는 계속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1년 연장 옵션만 발동된다는 게 놀랄 일이다. 지금 (구단으로부터)아무런 소식이 나오지 않는다는 건 1년 연장 옵션은 이미 활성화 됐고, 지금은 재계약에 관한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2~3년 연장 발표가 나온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은 로빈슨이 과거 토트넘에서 뛸 때 계약을 맺고 협상을 진행해 봤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말이다. 상식적으로 봐도 일리가 있다. 구단이 옵션을 갖고 있는 '1년 연장'은 쓰지 않을 리 없다. 이미 쓰기로 합의 내지는 통보가 갔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재계약'이다. 토트넘 구단은 매우 신중하고, 냉정하게 구단을 운용한다. 제 아무리 레전드급 기록을 세웠고, 당장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더라도 나이를 고려해 선수의 미래 가치를 냉정히 측정한다. 최근 위고 요리스나 해리 케인과 재계약하지 않을 때도 이런 스탠스가 적용됐다. 손흥민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지난 9년간 토트넘에서 통산 418경기에 출전해 165골-87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미 '팀 레전드' 급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토트넘이 보는 관점은 다르다. 이제 곧 에이징 커브가 시작되는 30대다. 2~3년 재계약을 맺었을 때 지금과 같은 퍼포먼스를 유지하라는 보장이 없다. 토트넘은 리스크를 감당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몸값이 커질대로 커진 베테랑은 토트넘에는 부담스러운 존재다. 토트넘은 어린 유망주들을 좋아한다. 이미 최근 수년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유망주들을 여러 포지션에 걸쳐 영입해왔다. 손흥민을 여차하면 포기할 수도 있다.

그런 부담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미 구단이 갖고 있는 1년 연장 옵션을 쓴 뒤 몸상태를 충분히 살펴보기 위해 시간을 들이며 오랜 협상을 벌이는 편이 낫다. 그 과정에서 기간과 선수 몸값을 구단에 유리하게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다. 어느 정도 합의가 된다면 로빈슨의 말대로 2~3년 연장된 계약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즉, 토트넘은 이미 손흥민에 대한 스탠스가 확실하다. 1년 정도는 큰 돈 안들이고 더 쓰려고 한다. 그 이후에는 건강이 보장되고, 몸값을 많이 안 높인다면 2~3년 정도 더 붙들고 싶어한다. 이런 구단의 대우를 받아들일 지 말지는 손흥민에게 달려 있다. 어쨌든 당장은 방출되지 않는다. 1년 정도는 더 여유가 있다. 대신 자신의 미래에 대해 확실한 플랜을 세우고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 토트넘에 대한 믿음과 충성심을 굳이 유지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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