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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양민혁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 사람들처럼 보였다.

팀 K리그에 뽑힌 양민혁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쿠팡플레이시리즈 1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전반전을 소화했다. 2025년 1월부터 토트넘 선수가 될 양민혁이 곧 동료가 될 선수들을 적으로 만나는 재미난 순간이었다.

전반전 토트넘의 베스트 일레븐이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 K리그를 압도한 나머지, 양민혁이 자신의 진가를 많은 장면에서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래도 순간순간 양민혁의 번뜩임은 토트넘 선수들을 놀라게 만들기 충분했다.

전반 22분 양민혁은 자신에게 볼이 오지 않자 하프라인 밑으로 내려와 볼을 받으러 갔다. 이때 에메르송 로얄이 양민혁에게 바짝 따라붙어 수비했다. 이를 미리 간파한 양민혁은 퍼스트 터치로 완벽하게 돌아서면서 에메르송에게 굴욕적인 순간을 선사했다. 양민혁의 순간적인 센스로 팀 K리그는 역습이 가능했지만 양민혁의 패스가 다소 뒤로 전개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양민혁은 2분 뒤에도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토트넘의 실수가 나오자 좌측에 있던 양민혁은 곧바로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양민혁의 집중력을 엿볼 수 있는 판단이었다.

양민혁을 막아야 할 페드로 포로는 양민혁의 질주를 전혀 따라오지 못했다. 이동경의 패스를 건네받은 양민혁은 에메르송을 앞에 두고 과감하게 슈팅을 날려봤지만 골대 위로 살짝 뜨고 말았다.

양민혁은 토트넘이 왜 자신을 영입했는지, 자신이 왜 K리그 역대 최고의 초신성인지를 짧게 나마 보여주고 경기를 마쳤다. 전반전에 교체된 후 양민혁은 벤치에 앉아서 형들과 함께 곧 동료가 될 토트넘 선수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아직 토트넘에 대해서 많은 걸 모르는 양민혁이었다.

양민혁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이 야심차게 영입한 라두 드라구신의 존재도 모르고 있었다. 자신의 미래 동료이자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마이키 무어에 대해서는 들어봤다고 이야기했다.

토트넘과 팀 K리그의 경기가 4대3이라는 멋진 경기로 마무리된 후, 토트넘 선수들은 곧 자신의 후배이자 동료가 될 양민혁을 챙겼다. 토트넘 부주장인 제임스 매디슨은 양민혁을 만나 어깨동무를 한 뒤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매디슨이 지나간 뒤에는 주전 라이트백인 페드로 포로, 2006년생 동갑내기인 루카스 베리발도 양민혁과 인사를 나눴다. 토트넘 스태프도 양민혁과 어깨동무하고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토트넘 대선배인 벤 데이비스와 윙어 브레넌 존슨은 경기 후 입을 모아 양민혁의 재능을 칭찬했다. 토트넘 선수들도 이미 양민혁의 존재를 모두 알고 있었고,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양민혁이 하루 빨리 토트넘에 합류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 같았다.

경기 후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경기다. 상대 선수들을 관심갖고 지켜보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에게 집중했다. 양민혁은 K리그에선 좋은 활약을 펼쳤다. 후반기에도 지속적인 활약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합류한 후 시간이 많을 것이다. 현 소속팀에서 더 좋은 마무리를 하고 합류하는 것이 굉장히 좋을 것 같다“며 양민혁에 대한 평가를 미뤘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전에 양민혁과 만나 인사하는 모습이 팬들을 통해 확인됐다. '츤데레' 모드를 발동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토트넘 선배들로부터 칭찬을 받은 양민혁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많이 아쉬워했다. 그는 “팀 K리그로 경기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골이 들어가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형들도 그게 들어갔어야 했다고 많이 말씀하셨다. (토트넘은)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다. 내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 성장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또한 양민혁은 2골 1도움을 폭발시킨 손흥민의 활약에 입을 다물지 못하며 “나도 빨리 그 정도 레벨까지 올라가고 싶다. (강원FC에서) 남은 경기를 잘 치르고, (토트넘에) 가서도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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