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07 12:43:00]
“영덕의 아들, 인도네시아축구대표팀 감독 신태용입니다.“
'레전드' 신태용 감독(55)이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에선 “신태용!“ 연호와 함께 뜨거운 환호성이 쏟아졌다. 7일 경북 영덕군 창포해맞이축구장이 '신태용축구공원'이라는 새 이름으로 개장했다. 이날 개장기념식엔 전국 각지 축구인, 정치인, 인도네시아 관련 기관들로부터 수백 개의 축하화환이 답지했다. K리그 득점왕 모임 'FC황금발', 축구를 사랑하는 여성 트로트 가수들의 FC'트롯퀸스' 등이 식전공연과 식전경기를 책임졌다. 영덕군과 유소년 축구 활성화를 위해 협업중인 '레전드' 차범근 감독(팀차붐 이사장)을 비롯 노상래 울산HD 유소년 디렉터, 이상윤 해설위원, 정조국 프로축구연맹 TSG위원 등 선후배 스타들도 함께 했다. 기념식에선 박형수 국회의원, 김광열 영덕군수, 김성호 영덕군의회 의장, 손호영 경북축구협회장, 하상목 영덕군축구협회장 등이 잇달아 연단에 올라 '영덕이 낳은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신 감독을 향한 헌사를 전한 후 이날의 주인공 신 감독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14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종료 후 귀국한 신 감독은 귀국 하룻만인 15일 늑막염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6시간 대수술 후 돌아온 신 감독이 첫 일정은 고향 영덕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축구장 개장식이었다. 체중이 5㎏이나 빠졌지만 환한 표정엔 에너지가 넘쳤다. 신 감독의 일성은 “저의 오늘이 있게끔 만들어주신, 제가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어머니“였다. 팔순의 어머니를 무대에 모시고 꽃다발을 걸어드린 후 꼭 끌어안으며 감사를 표했다. 40년 전 '깡촌' 영덕에서 축구의 꿈 하나로 앞만 보고 달려온 소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감독, 영웅으로 자라, 영덕군민, 축구팬들의 뜨거운 축복 속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축구장을 개장하게 됐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던 신 감독의 목이 메었다. “굉장히 힘들게 컸다. 어머니가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서 엄마 말씀은 한번도 어겨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뒤에서 기도해주신 덕분에 제가 잘됐다. 한국에 올 때마다 영덕은 꼭 들른다. 영덕은 내 마음속에 늘 품고 있는 고향“이라고 했다.
이날 개장식에선 영덕이 배출한 축구 레전드들을 한자리에 모은 포토월 제막식도 진행됐다. 신 감독을 비롯, 김도균(서울이랜드 감독), 박태하(포항 스틸러스 감독), 김진규 (FC서울 전력강화실장), 이명주(인천유나이티드) 손준호(수원FC), 전은하(수원FC위민)의 위용이 '축구 메카' 영덕의 위상을 입증했다. 강구초 후배들을 따뜻하게 격려한 신 감독은 “축구인들이 날 보고 개천에서 용났다고 한다. 영해초, 강구초, 영해중, 강구중을 거쳐 대구로 갔는데 언제나 꿈을 크게 가졌다. 여기 온 강구초, 영덕고 후배들에게도 꿈을 크게 가지란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나는 앞으로도 대한민국과 국위선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신태용축구공원이 유소년 축구, 영덕 축구, 대한민국 축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좋은 환경, 인프라를 만들면서, 영덕을 축구 전지훈련 메카로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신 감독은 인터뷰에서 “몇 년 전부터 신태용축구장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김광열 군수님께서 부임하신 후 적극 추진, 1년 반만에 만들어졌다. 기쁘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인조잔디 축구장 아래 천연잔디 2개면이 있다. 향후 도비, 군비를 들여 헬스장, 모래축구장도 건립하고 눈비가 와도 쓸 수 있는 사계절 축구 훈련공간도 계획중“이라면서 “꿈나무 선수들이 언제라도 마음껏 축구를 할 수 있도록 군과 협의하고 전국, 전세계 어디서 오더라도 불편함 없이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전지훈련의 메카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우리 인도네시아대표팀도 지난 2년간 이곳 천연잔디 구장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 땅의 기운이 좋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팀들의 전지훈련지로 강추한다“며 활짝 웃었다.
2019년 인도네시아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 감독은 최근 2027년까지 인도네시아대표팀과 계약을 연장했다. 한국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쿨하게 답한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의 미래를 위한 '신태용 2기' 새로운 도약을 준비중이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과 축구 팬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인도네시아대표팀 관계자는 “'신따이용교' 교주라고 할 만큼 인기가 엄청나다“고 했다. 신 감독은 한국, 인도네시아팬 모두를 향한 인사를 전했다. “한국인으로서 인도네시아에서 열심히 국위선양하고 있다. 한국축구팀은 못맡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열심히 잘하고 있으니 한국 팬들도 응원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 인도네시아 팬들께는 월드컵 3차 예선, 더 큰 응원을 부탁드린다. 저와 에릭 회장님이 투톱으로 잘 만들어가고 있으니 관심있게 지켜봐달라“는 당부와 함께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 한편 지난해 영덕군에 고향사랑 기부금 500만원을 쾌척한 신 감독은 이날 축구장 개장식에서 '영덕군민을 위한 복지기금'으로 2000만원을 기부했다. '난놈'다운 특별한 나눔 행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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