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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잉글랜드 '절대 에이스'로 군림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이 계륵으로 전락했다. 대표팀 주장이자 간판스타인 케인을 아예 선발에서 빼버리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각) '케인은 잉글랜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될 위기에 처했는가? 몇 년 전이었다면 칭찬이었겠지만 2024년에 이 질문은 비판에 가깝다. 케인은 오로지 평판만을 바탕으로 팀에 남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라고 보도했다.

케인이 실질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소리다. 과거의 영광과 활약으로 쌓은 이름값 덕분에 주전 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신랄한 비판이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심장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디애슬레틱은 '우리는 케인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잉글랜드는 4강에 진출했지만 역대 최고의 골잡이 케인은 관절염에 걸린 허수아비 같다'고 꼬집었다.

잉글랜드는 11일 새벽 4시(한국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네덜란드와 유로2024 4강 격돌한다. 준결승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과정이 매우 험난했다. 조별예선과 16강 슬로베니아전, 8강 스위스전 모두 졸전 끝에 간신히 이겼다. 잉글랜드가 부진한 주요 원인이 케인 탓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디애슬레틱은 '케인의 움직임은 불편하고 투박하다. 연계플레이가 약하고 민첩성이 부족하다. 포르투갈의 8강 경기에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 호날두와 비슷하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매체 '가디언'은 '케인은 준결승까지 가는 동안 2골에 그쳤다. 스위스전은 아무런 활약이 없었다. 네덜란드전에는 케인을 빼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고 전했다. '인디펜던트' 역시 '케인은 주변을 맴돌았다. 그의 플레이는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케인을 경기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축구전문가 웨인 브리지는 “큰 결정이 되겠지만 내가 감독이라면 케인 대신 이반 토니(브렌트포드)를 최전방에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인은 최전방 스트라이커이면서 동시에 2선으로 내려와 볼배급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전형적인 10번 유형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는 케인이 중원에 개입하는 플레이가 전혀 통하지 않고 있다. 차라리 수비수들을 이끌고 높은 위치에 머무는 편이 낫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그런 플레이만 할 것이라면 차라리 케인보다 토니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디애슬레틱은 '케인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면 신성모독일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를 투입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이 준결승에서 케인을 과감하게 뺄 확률은 매우 낮다. 앨런 시어러는 “케인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그는 경기에 출전한다. 그는 주장이며 골잡이다. 케인을 뺄 수는 없다. 케인은 골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박스 안에 머무는 것이 가장 좋다. 케인이 아니어도 패스를 돌릴 선수들은 많다. 내가 감독이라면 케인을 기용하겠지만 박스 안에서 임무에 충실하라고 말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잉글랜드의 동료들도 케인이 없는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리버풀)는 “잉글랜드를 상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케인이 나오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케인은 엄청난 위협이며 모든 각도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라고 옹호했다. 수비수 루크 쇼(맨유) 역시 “케인은 경기장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준다. 그는 언제든지 골을 넣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는 매우 중요한 선수이고 우리의 주장이다“라며 비판을 일축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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