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10 18:35:52]
고성이 홈처럼 편한 최원빈이 명품 백패스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대학교가 10일 고성군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4 대한항공배 전국대학배구 고성대회 남자 A그룹 B조 경기에서 성균관대학교를 세트스코어 3-0(26-24, 26-24, 26-24)으로 완파하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앞서 치러진 단양대회에서는 4전 전패를 당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경기대지만, 고성대회에서는 첫 경기부터 셧아웃 승리를 챙기며 돌풍을 예고했다.
경기대를 이끄는 야전 사령관 최원빈(4학년, S, 180cm)은 이날 빼어난 경기력으로 팀을 진두지휘했다. 앞C-백C는 물론 앞A-백A속공, 파이프, 시간차까지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기량을 한껏 뽐냈다. 피지컬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경기대는 최원빈의 다채로운 공격 옵션 활용을 통해 열세를 극복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경기 종료 후 <더스파이크>와 만난 최원빈은 “이번 시즌 지방대회에서의 첫 승이다(웃음). 정말 기쁘다. 이 기세를 쭉 이어나가고 싶다”며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전했다. 단양에서보다 훨씬 좋아진 경기력에 대해서도 “동료들과의 호흡을 다듬는 데 주력한 게 잘 통했다. 개인적으로는 고성에 벌써 4년째 오고 있어서 익숙한 부분이 좀 있다(웃음). 그게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다”며 유쾌한 대답을 들려주기도 했다.
단양에서는 팀 경기대도, 선수 최원빈도 기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당연히 고성으로 향하기 전 피드백이 필요했다. 최원빈은 “실력이라는 게 단기간에 갑자기 향상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실력적인 부분보다는 마음가짐을 다잡는 데에 주력했다.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훈련에도 평소처럼 매진했다”며 멘탈 관리에 주력했음을 밝혔다.
이날 최원빈의 플레이 중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백패스였다. 미들블로커들과의 백A속공 호흡과 임지우와의 시간차 호흡이 상당히 뛰어났다. 이로 인해 성균관대의 미들블로커들은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최원빈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최원빈은 “경기 초반에는 백으로 볼을 올릴 때 공이 좀 뜨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계속 연습했던 대로 낮고 빠르게, 또 자신 있게 쏘려고 노력하다보니 갈수록 좋아진 것 같다”고 자신의 플레이를 평가했다.
경기대의 선수 구성은 지난 시즌과 많이 달라졌다. 주전 자원이었던 이윤수‧양수현‧전종녕‧김건희가 한꺼번에 프로로 향하면서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했다. 그 변화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건 단연 세터인 최원빈이었다. 그는 “프로로 떠난 선수들이 워낙 좋은 선수들이었던 건 맞다. 하지만 지금 있는 선수들도 모두 좋은 선수들이다. 남아 있는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나의 몫이다. 우리 팀은 남은 시즌 동안에도 갈수록 좋은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의젓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렇게 변화의 중심을 잡는 중책을 맡은 최원빈에게 이상열 감독과 정태현 코치, 또 배구인 출신의 아버지 최영준 씨는 모두 같은 것을 강조한다. 바로 배구를 즐기는 것이다. 최원빈은 “감독님과 코치님은 물론이고, 아버지도 항상 ‘경기가 안 풀린다고, 또 졌다고 고개 숙이지 마라. 항상 즐겁게, 후회 없이 배구해라’라고 말씀해주신다. 아직은 그러지 못하는 때도 많지만,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 중”이라며 그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전했다.
이제 최원빈에게는 4학년 선수들의 마지막 관문인 2024-2025 V-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이제 진짜 얼마 남지 않았다”며 약간의 긴장감도 표한 최원빈은 “드래프트 전까지 아직 많은 경기와 대회가 남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후회 없이 드래프트에 나서고 싶다”는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후회 없이 남은 경기들을 치르고 싶다는 최원빈의 진심은 그의 마지막 멘트에서도 전해졌다. 그는 “다음 경기가 홍익대학교와의 경기인데, 단양에서 정말 아쉽게 졌다. 당시에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완해야 한다. 특히 상대의 높은 블로킹을 최대한 빼내는 것이 내 역할일 것이다. 꼭 그때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며 눈앞에 다가온 승부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지금처럼 다가오는 경기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최원빈이 꾸는 원대한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 곧 다가올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드는 인터뷰였다.
사진_고성/김희수,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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