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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70일 만에 돌아온 그라운드에 '감독'은 없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캡틴 이명주(34)가 부상을 털고 복귀했지만 10주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다. 상위권을 노크하던 인천은 잔류를 걱정하는 처지다. 조성환 감독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며 자진 사퇴했다. 이명주는 “그런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내지 못해서 너무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명주는 9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1' 22라운드 대구FC와의 경기에 0-0으로 맞선 후반 32분 교체로 출전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명주는 가벼운 몸놀림을 뽐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경기는 0대0으로 끝났다. 이명주는 지난 5월 1일 10라운드 전북전(3대0) 대승 속에 쇄골이 골절돼 수술까지 받았다. 약 2개월 동안 완벽하게 회복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인천은 비상사태다. 주장 이명주의 리더십이 간절한 상황이다. 이명주가 이탈하기 직전까지 인천 분위기는 좋았다. 전북을 격침하고 5위로 올라서며 탄력을 받을 태세였다. 공교롭게 이명주가 빠지면서 악몽이 찾아왔다. 인천은 11라운드부터 1승6무5패다. 최근 9경기 승리가 없다(5무4패). 결국 조성환 감독이 5일 21라운드 김천전 후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변재섭 수석코치가 부랴부랴 감독대행을 맡았다. 이명주는 “(조성환)감독님께서 저를 믿고 주장을 맡기셨는데 보답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조 전 감독은 마지막 순간까지 인천을 걱정하면서 떠났다. 이명주는 “감독님께서 지금 이 상황은 가족 친구 다 버리고 모두가 인천을 위해서 집중해야 한다고 말씀을 해주셨다“고 돌아봤다. 조 전 감독이 사퇴하면서 인천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명주는 “시즌이 중반쯤 지나면서 경각심을 가지지 못했을 수도 있다. 감독님께서 그런 선택을 하시면서 저희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주셨다. 선수들이 경기를 뛰든 안 뛰든 벤치에 앉아서도 한 마음 한 뜻으로 진심으로 뭉쳤다는 게 느껴졌다“고 했다.

인천은 22라운드까지 4승10무8패 승점 22점으로 9위다. 최하위 전북과 승점 5점 차이이지만 상위스플릿인 6위 FC서울과의 차이도 5점이다. 변재섭 감독대행은 인천의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공격적인 색깔을 가미해 반전을 꾀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선수비 후역습 스타일이다. 턴오버가 너무 많아서 체력 소모가 크다. 볼을 소유하면서, 점유율을 높이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 언제까지 수비 축구만 할 수는 없다. 볼소유를 많이 하면서 즐거운 공격 축구를 하자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중원 사령관 이명주의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다행스럽게도 너무 늦지 않게, 또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이명주는 “재활하는 동안에도 팬 여러분들께서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운동장으로 돌아온만큼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검사했을 때 뼈가 다 잘 붙었다. 이제 몸싸움도 전혀 지장 없다. 감각만 끌어올리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변재섭 대행 역시 “20분 정도는 가능하겠다고 해서 투입했다. 쇄골 수술 이후 부딪치는 부분이 조금 조심스러워서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몸 상태가 좋아 보였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앞으로 절실한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다. 이명주는 “조성환 감독님이 말씀하신대로 모든 것을 버리고 축구에만 집중을 해야 한다. 노력은 누구나 한다. 강한 정신력을 기본으로 매일 매일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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