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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벼랑 끝이라고 봤어요.“

이다현(23·현대건설)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해외에서도 이다현은 충분히 매력있는 선수였다. 복수의 구단이 오퍼를 보냈지만, 계약 시점 등이 다소 맞지 않으면서 현대건설 잔류를 택했다.

이다현은 “국내에서 잘된다고 생각해서 가려는 게 아니라 부족해서 나가고 싶었다. 나가면 생존 경쟁이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더라도 나가고 싶었다“라며 “어릴 때부터 어려운 상황이 있으면 이겨내려고 하다가 실력이 는다는 걸 느꼈다. 이번 해외 진출도 더 성장하고 싶어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배구는 최근 '위기설'에 꾸준히 휩싸였다. 오는 7얼 말 열리는 파리올림픽에는 남녀부 모두 진출하지 못했다. 특히 여자부에서는 김연경 양효진 등이 주축 선수로 있을 때에는 국제 무대에서 호성적을 거뒀지만, 이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에는 끝없는 추락을 경험해야만 했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한국은 대회 30연패에 빠지기는 등 국제 무대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이제는 주축 선수로 대표팀을 이끌어야 하는 이다현에게는 이런 패배의 순간이 또 하나의 자극으로 다가왔다. 이다현은 “VNL에서 뛰면서 느낀 게 태국 베트남 등 선수들은 전원이 외국리그에서 뛰고 있더라. 물론 그들에게는 연봉이 이유가 될 수 있지만, 해외리그에서 뛴면서 세계 배구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해외리그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다현은 이어 “국내에서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대표팀이 세대교체를 하고, 언니들이 은퇴를 하면서 밑바닥을 보인 거 같다. 나라와 리그가 달려있으니 가볍게 지고 물러나는 건 아닌 거 같다. 또 이제 새롭게 오는 후배들도 있으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한국이 정체돼 있는 가운데 일본은 남녀부 모두 VNL 준우승을 했다. 아시아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다현은 “신체 조건이 비슷하거나 일본이 오히려 더 작다. 내심 아시아팀이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일본이 준우승을 하면서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은 볼을 다루는 능력이 다르더라.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충분히 우리도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 연습을 할 때 단순히 시간을 떼우기 보다는 정확성을 가지고 해야할 거 같다. 앞으로 풀어야 하는 숙제를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3월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을 여자부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한국은 6월 막 내린 2024 VNL에서 한국은 2승10패를 기록했다. 갈 길은 여전히 멀었지만, 약 3년 만에 대회 연패를 끊는 등 성과가 있었다.

이다현은 “이번 VNL에 나갈 때에는 벼랑 끝이라고 봤다. 새로운 감독님이 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선수들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2승을 한 거 같다.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경기였다“라며 “언니들이 은퇴한 이후 앞으로 나갈 방향이 잡힌 거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뿐 아니라 한 시즌 더 뛰게된 현대건설의 통합 2연패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다현은 “지난해 우승 순간을 다시 보는데 심장이 뛰더라. 특히 정규시즌 우승은 극적이라서 더욱 뭉클했다“라며 “작년에도 전력 평준화 이야기가 나왔지만, 올해는 더 평준화도니 거 같다. 전체적으로 팀들이 강해진 거 같다. FA를 보강한 팀도 있고, FA가 떠나면 아시아쿼터 선수가 좋더라.우리팀만 보강없이 시즌을 맞이하게 되는데 장점일지 단점일지는 봐야할 거 같다. 다만, 대표팀에서 김다인과 맞춰보던 빠른 플레이 등은 V리그에서 한다면 좋을 거 같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무안=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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