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11 01:22:52]
매번 올림픽 때마다 전세계 농구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팀이 있다. 다름아닌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이다. NBA를 대표하는 최고 선수들로 구성된지라 이른바 '드림팀'으로 불리며, 명성에 걸맞게 엄청난 경기력을 과시하며 농구 최강국의 위상을 뽐내왔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미 대표팀은 현재 이를 악물고 있다. 지구상 최고의 팀, 사실상 금메달 예약 등 압도적인 이미지를 자랑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위상이 곤두박질쳐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FIBA 월드컵에서 NBA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해서 나섰음에도 준결승에서 독일, 3위 결정전에서 캐나다에 연달아 고배를 마시며 자존심을 구겼다.
2019년 대회에서도 7위에 머물렀던지라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했다. 더욱이 최근 리그에서 니콜라 요키치, 루카 돈치치, 야니스 아데토쿤보 등 해외파 선수들이 득세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쟁팀들의 전력이 한껏 올라갔다. 예전처럼 미국이 패배를 당하게 되어도 더이상 이변으로 받아들여지지않는 분위기다.
농구는 미국의 자부심중 하나다. 전미를 대표하는 스포츠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오랜 세월 동안 최강이라는 명성을 지켜왔다. 그들은 자국 농구의 위상이 흔들릴 때마다 NBA 스타들을 대거 합류시켜 무력시위를 반복해온바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준결승에서 소련에 패하자 1992년 애틀란타 올림픽에 이른바 '드림팀 1기'를 출동시킨 것이 대표적 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도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덜미를 잡히자 2008 베이징 올림픽때 곧바로 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차출한바 있다. 축구의 경우 월드컵이라는 더 큰 무대가 있지만 농구는 단연 올림픽이 최고다. 미 대표팀도 이를 잘 알고있기에 특히 올림픽때 만큼은 최고의 멤버를 구성하고는 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까지 4개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고 있는지라 이것만큼은 양보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이번 대표팀 역시 언제나처럼 화려한 멤버를 자랑한다. 르브론 제임스, 앤서니 데이비스(LA 레이커스),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케빈 듀란트(피닉스 선즈), 뱀 아데바요(마이애미 히트), 데빈 부커(피닉스 선즈), 앤서니 에드워즈(미네소타 팀버울브스), 타이리스 할리버튼(인디애나 페이서스), 제이슨 테이텀, 즈루 할러데이, 데릭 화이트(보스턴 셀틱스) 등 각포지션별로 쟁쟁한 선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대 변수는 카메룬, 프랑스, 미국의 3개 국적을 가지고있는 특급 센터 조엘 엠비드(30‧213cm)가 어디를 택하느냐였다. 당초 프랑스가 유력했다. 엠비드는 2022년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프랑스 농구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편지를 쓴것을 비롯 파리 올림픽 참가까지 약속하면서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하지만 미국 국적을 따기 무섭게 약속을 뒤집어버렸다. 프랑스가 아닌 미 대표팀을 선택한 것이다.
만약 엠비드가 약속대로 프랑스에서 뛰었다면 '에펠탑' 루디 고베어(32·216cm‧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신인류' 빅터 웸반야마(20‧223cm‧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함께 최고의 높이 구성이 가능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3번 웸반야마, 4번 엠비드, 5번 고베어 라인업을 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드림팀을 위협할 가장 큰 경쟁팀이 탄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엠비드의 배신(프랑스 입장에서)으로 인해 미국은 상대적으로 불안했던 포스트마저 완벽하게 보강하며 전 포지션에 걸쳐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되었다. 일부에서는 프랑스의 높이를 미국을 위협할 정도라고 고평가하기도 한다. 물론 고베어, 웸반야마의 높이는 무섭다. 하지만 고베어는 수비형 센터이고 웸반야마는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 완성된 선수는 아니다.
반면 엠비드와 데이비스는 공격과 수비에서 완성된 빅맨들이다. 사이즈, 운동능력, 포스트 장악력, 슈팅까지 올림픽에 참가하는 빅맨중 최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다. 고베어, 웸반야마는 물론 세계 최고의 센터 요키치(세르비아)라고해도 엠비드, 데이비스 합공은 견디기 쉽지않을 것이다.
더욱이 미국은 가드, 포워드진도 탄탄하다. 타팀처럼 특정 핵심 선수들에게 수비를 집중시키기 어렵다. 데이비스, 엠비드만 해도 재앙이지만 그들만 신경쓰기에는 르브론, 커리, 듀란트, 에드워즈 등이 주는 압박감도 장난아니다. 엠비드가 미국이라는 거대한 용의 화룡점정을 찍어준 이상 이번 드림팀의 황금 메달 사냥도 저지하기 쉽지않을 전망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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