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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충격의 역전패였다. 그것도 1위와의 대결에서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패배.

LG 트윈스는 10일 잠실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서 2-0으로 앞서다가 9회초 동점을 허용하고, 10회초에 역전당해 2대5로 패했다. 약한 불펜과 힘없는 타선. LG의 현주소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 패배였다.

그래도 위안 거리는 하나 있었다. 바로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였다.

엔스는 이날 7⅓이닝을 소화하며 2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첫 7이닝 돌파와 함께 최다 이닝 피칭을 기록했다.

초반에 불안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1회부터 완벽하게 막았다. 4회초 선두 소크라테스까지 10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퍼펙트 행진. 2번 최원준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곧바로 2루 도루를 견제로 저지했고, 다시 김도영부터 6회초 9번 박찬호까지 7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해 6회까지 1안타 무4사구 무실점의 완벽투를 이어갔다.

7회초 선두 소크라테스에게 볼넷을 내주고 최원준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해 1사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김도영과 최형우를 범타로 잡아내 무실점을 이어갔다. 8회초에도 나와 선두 나성범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는데 김선빈에게 13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전안타를 맞으며 한계에 왔다. 1-0의 1점차에 투구수가 97개까지 오면서 결국 교체가 결정.

최고 153㎞의 직구 구위가 워낙 좋아 이날은 절반 이상인 54개를 뿌렸다. 커터 19개, 커브 19개로 직구와 함께 했고, 슬라이더 3개와 체인지업 2개를 더했다. 일본에서 10승을 거뒀던 구위를 확실히 보여준 것.

전반기 동안 들쭉 날쭉 했던 엔스다. 개막 초반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4번을 기록하며 2승무패 평균자책점 3.54의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후 6경기엔 1승2패 평균자책점 7.31로 부진했다. 퀄리티스타트는 한번 뿐이었다.

당시 케이시 켈리도 부진해 이때 염경엽 감독이 외국인 투수 교체를 공론화 했다.

투구판 위치 조정, 팔 위치 조정, 피치 디자인 변경 등으로 KBO리그 적응에 노력한 엔스는 이후 달라진 피칭을 보였다. 10일 KIA전까지 8경기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는 5번이었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가장 타격이 좋은 KIA를 상대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엔스에게도 큰 자신감이 더해졌을 듯.

LG가 기대한 1선발의 모습이 후반기 첫 등판에서 나왔다. 믿음이 점점 쌓여간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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