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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꼴찌팀의 승률이 무려 4할4푼이다. 이 희귀한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키움 히어로즈가 11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로니 도슨의 끝내기 안타로 5대4 승리했다. 9위 한화와 10위 키움의 맞대결이었지만 3연전 내내 두팀은 팽팽했다.

키움이 '위닝시리즈'는 챙겼지만, 순위를 뒤집는데는 실패하면서 9위와 10위 자리가 그대로 유지됐다. 그런데 꼴찌인 10위 키움의 승률이 무려 4할4푼에 달한다. 11일까지 84경기에서 37승47패의 성적을 기록한 키움은 승수만 놓고 보면 8위 롯데 자이언츠(36승3무44패)보다 오히려 1승이 많다.

9위 한화와의 차이도 크지 않다. 한화는 37승2무46패 승률 0.446을 기록 중이다. 키움과 게임차로는 1.5경기 차, 승률 차이로는 약 6리의 차이가 날 정도로 근소하다.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도 그리 크지 않다. 시즌 성공의 기준을 5강 진입으로 봤을 때, 현재 5위인 SSG 랜더스(43승1무43패, 승률 5할)와 10위 키움은 5경기 차에 불과하다. 6위 NC와는 3.5경기 차. 1위 KIA 타이거즈(51승2무33패 승률 0.607)와 꼴찌 키움의 격차가 14경기 차인 것도 다소 놀랍다.

이미 팀당 80경기 이상을 치른 시점에서 10개팀이 순위표상 촘촘히 맞물려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억지로 만들려고 해도 쉽지 않다. 보통은 낙오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전반기를 지난 시점에서 꼴찌인 팀들은 그대로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다. 최하위권팀들이 3할 승률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역대 이렇게 무서운 꼴찌는 많지 않았다. 거의 없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1999~2000년 양대리그를 제외하고, KBO리그 역사상 꼴찌의 승률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01년 롯데였다. 롯데는 당시 8개 구단 중 8위를 했는데, 최종 승률이 0.457에 달했다. 엄청난 시즌이었다. 당시 포스트시즌 진출 기준이었던 4강 싸움이 마지막까지 엄청나게 치열했던 탓에, 한화~KIA~LG~SK~롯데까지 5개팀들이 2경기 차 안에서 끝까지 피 터지는 접전을 펼쳤었다. 그 결과, 롯데가 꼴찌로 막을 내리긴 했지만 승률이 4할 중반대에 달했던 것이다.

그외 그만큼 높은 승률의 꼴찌팀은 리그 초창기에도 없었다. 2015년 현재의 10개 구단 체제가 완성된 이후 최고 승률 꼴찌팀은 지난해 키움이 기록한 0.411이었다. 어쩌면 올해는 작년보다 더 하위권 승률 싸움이 마지막까지 치열할 것이라 예상되는 대목이다.

덕분에 리그에 활기가 넘친다. 어느 팀도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덤빌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1위 KIA가 독주 체제를 마련했지만, 2위부터 10위까지 여전히 치열하다.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리그 흥행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무척 흥미롭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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