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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016년 6월22일이었다. 당시 FC서울을 이끌던 최용수 감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고별전을 가졌다. 그는 시즌 중 중국 장쑤로 진출했다. 그러나 서울 팬들에게는 '비상식'이 아니었다. 그라운드에는 아쉬움이 물결쳤으나 비난의 목소리는 없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서울의 영웅 최용수', '독수리 2011~2016 더 높을 곳을 향해', '최용수 감독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최용수“를 연호하는 함성도 상암벌을 휘감았다.

2024년 7월 10일, A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홍명보 감독은 울산 HD와 '슬픈 이별'을 했다. 당초 구단의 요청으로 13일 FC서울과의 홈경기까지는 지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열린 광주FC와의 홈경기가 마지막 경기였다. 시즌 중 하차는 팬들의 입장에선 당연히 서운하다. 그러나 홍 감독이 울산에서 걸어온 길만 놓고 보면 이 정도로 각박한 대우를 받을 정도는 아니다.

홍 감독은 4월 중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전이 한창일 때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의 면담 요청을 받았지만 단칼에 '문자'로 거절했다. “뭔가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었다“는 말은 진실이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연이어 감독 선임에 실패했다. 결국 돌고 돌아 홍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고,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었다. 운명이었다.

이날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내걸린 홍 감독을 비난하는 플래카드는 글로 옮기기 힘들 정도의 원색적인 비난이었다. 홍 감독의 울산 시대를 송두리째 부정했다. 하지만 역사는 남아있다. 홍 감독은 2022년, 17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울산을 K리그1 정상에 올려놓았다. 지난해에는 창단 후 첫 2연패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올해도 기적에 가까운 반전 드라마로 내년 아시아를 대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할 수 있는 티켓을 선물했다. 지난해 K리그 사령탑 가운데 최단기간 50승을 달성한 그는 울산 사령탑으로 77승34무25패를 기록했다.

홍 감독이 떠난 울산은 13일 오후 7시 안방에서 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를 치른다. 광주에 0대1로 패하며 3위로 떨어진 울산(승점 39)이지만 선두 포항 스틸러스(승점 41)와의 승점차는 2점에 불과하다. 2위 김천 상무의 승점은 40점이다. 선두권 팀간에 희비가 엇갈릴 경우 곧바로 1위도 탈환할 수 있다.

하지만 기세가 무서운 서울이다. 서울은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다. 10일에는 대전하나시티즌을 홈으로 불러들여 린가드가 결승골을 터트리며 2대1로 역전승했다. 6위 서울(승점 30)은 선두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울산은 서울을 상대로 20경기 연속 무패(14승6무)를 기록 중이다. 서울전은 홍 감독을 보좌해온 이경수 코치가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차기 사령탑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울산은 조만간 새 감독을 공개할 예정이다.

5월 29일 이후 7라운드 만에 선두 자리를 꿰찬 포항은 13일 오후 7시30분 원정에서 제주와 격돌한다. 최근 6경기 무패(3승3무)의 상승세다. 8위 제주(승점 26)는 최근 승패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 1무1패를 기록 중인 김천은 14일 오후 7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K리그1에서 8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한 김두현 감독의 전북 현대와 맞닥뜨린다. 승점 20점의 전북은 지난 라운드에서 탈꼴찌에 성공했다.

4~5위 강원FC와 수원FC는 나란히 승점 37점이다. 다득점에서 순위가 엇갈렸다. 선두권 싸움에서도 두 팀을 지울 수 없다. 울산과 김천이 사정권에 있다. 강원은 13일 오후 7시30분 최하위 대전(승점 19), 수원FC는 14일 오후 7시 10위 대구FC(승점 22)와 상대한다. 이밖에 7위 광주(승점 28)는 14일 오후 7시 조성환 감독이 물러난 9위 인천(승점 22)을 홈으로 불러들여 연승에 도전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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