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13 11:54:00]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 힘든 것도 있고, 아픈데도 있는데요. 그래도 책임감이랑, 내가 이렇게 나갈 수 있음에 감사하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SSG 랜더스 주전 중견수 최지훈은 올 시즌 KBO리그 수비 이닝 1위 선수다. 독보적 1등이다. 12일 기준으로 최지훈은 중견수로 732이닝을 뛰었다. 최지훈의 뒤를 이어, 리그 수비 이닝 2위 선수도 SSG 소속이다. 유격수 박성한이다. 박성한은 716이닝을 뛰며 리그 유격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중견수 중 2위는 LG 트윈스 박해민으로, 12일까지 700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다보니 우려를 받을 때도 있다. 풀타임으로 뛰는 5번째 시즌, 체력적인 부담이 곧 경기력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그때마다 최지훈은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구단도, 코칭스태프도, 선수 자신도 한단계 더 올라가고 싶은, 목표와 고지를 향해 더 강하게 푸시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지난 올스타 휴식기때 모처럼 시즌 중 짧은 휴식을 취했지만, 온전히 쉬지는 못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은 최지훈은 비시즌이나 휴식 기간에는 틈틈이 봉사 활동 하느라 바쁘다. 이번에도 휴식일을 이용해 학교 야구부에서 봉사를 다녀왔다. 최지훈은 “사실 힘들기는 하다. 그래도 제가 하는 일이 그거고, 그거 하라고 연봉 받는거 아닌가. 여기저기 아픈데도 있고 하지만 그래도 책임감과 내가 이렇게 나갈 수 있음에 감사하자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전반기 타격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최지훈은 후반기 첫 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면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좋았던 것 같다. 확실히 조금이라도 쉬어서 그런지, 형들도 '지훈아 너 확실히 쉬고 났을 때랑 힘들 때랑 좀 다르다. 그래도 아직 젊어서 며칠만 쉬면 회복이 되나 보다'이러시더라. 그래도 좋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후반기 시작 이후 4경기에서 17타수 7안타. 홈런과 3루타도 1개씩 기록했다. 최근 5경기 중 4경기가 멀티히트 경기였다. 나쁘지 않은 7월의 시작이다.
최지훈은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3회초 막혀있던 팀 공격을 뚫는 안타와 2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최지훈이 선봉에 선 공격에서 SSG는 3회에만 무려 10점을 뽑는 대단한 타격쇼를 펼쳤다.
최지훈은 “오늘 황동하 선수의 공이 제 시야에는 좀 안걸리는 공들이 계속 들어왔다. 두번째 타석에서도 2S를 너무 쉽게 준 것 같아서 그냥 비슷하면 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중심에 잘 맞았다. 그 타석부터 풀린 것 같다. 3회 두번째 안타는 정확하게 정하고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이숭용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SSG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주문했다. '뛰지 말라'는 사인은 줄 수 있지만, 뛰는건 언제든지 주루코치와 판단해서 시도하고, 대신 그렇게 아웃된다고 해도 책임은 감독이 지겠다는 그린라이트였다.
최지훈 역시 올해 27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팀내 1위. 스피드가 있는 선수가 많지 않은 팀이다보니 그의 주루 플레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지훈은 “제가 도루 욕심을 엄청 내는 스타일은 아니다. LG처럼 빠른 선수들이 많은 팀이면 뛰어서 죽더라도 다음 타자가 뛰면 되는데, 저희팀은 제가 죽어버리면 흐름이 끊긴다. 그래도 도루 페이스는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것 같다. (조)동화 코치님이 항상 옆에서 많이 도와주시니까 괜찮은 흐름을 가져가고 있다“며 조동화 주루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가 올 시즌 가장 어렵다고 털어놓은 부분은 감정 컨트롤이다. “아무리 힘들고 지치고 짜증나도 웃으려고 하는데, 막상 그 순간에는 조절이 안될 때가 있다. 그게 가장 어렵다“는 최지훈은 “이제 팀에 후배들도 갑자기 많아졌는데, 제가 불필요한 감정 표출을 하면 보고 배울까봐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야구 선수들은 매일 경기가 있는 것도 힘들지만, 우리가 좋아서 시작한 야구인데 이게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제 스스로를 가스라이팅 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웃으려고 노력한다“고 성숙하게 답했다.
팀의 가을야구가 우선이지만, 그래도 개인 성적 욕심을 딱 한가지만 낸다면. 150안타다. 최지훈은 “타수가 많아지다보니 사실 올해 3할은 쉽지는 않을 것 같다.(12일 기준 타율 0.272) 그래도 안타를 150개 이상은 치고싶은게 제 개인적인 목표다. ABS도 그렇고, 잘 맞은 타구도 올해 유독 많이 잡히다보니 힘든 부분은 있는데 일단 개인 목표는 그렇게 잡고 있다“며 웃었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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