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15 22:28:21]
[점프볼=인천공항/최창환 기자] 거액이 보장됐던 아산 우리은행과의 재계약 대신 해외리그 도전에 나섰던 박지현(24, 182cm)이 NBL1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박지현은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5월 17일 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를 모두 마치고 호주행 비행기에 오른 후 약 2개월 만의 귀국이었다. 어머니를 비롯해 마침 휴가 중인 오빠 박지원(상무), 지인 등이 마중을 나와 박지현에게 격려와 꽃다발을 전했다.
NBL1은 WNBL(호주여자프로농구)의 서머리그 성격을 띠고 있는 리그다. 박지현은 오프시즌에 개인훈련보단 실전 경험을 쌓는 게 큰 무대로 향하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 판단, 뱅크스타운 브루인스와 계약하며 NBL1으로 향했다. 이어 12경기 평균 19.4점 야투율 40% 8.4리바운드 4.9어시스트 2.7스틸을 기록하며 NBL1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지현은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호주로 떠난 게 엊그제 같은데 돌아온 게 실감 나지 않는다. 그래도 엄마, 오빠가 마중을 나와서 기분 좋다. 팀 성적(4승 16패 14위)은 좋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많은 경기를 치르며 얻은 게 많은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일종의 서머리그지만, 경쟁력은 만만치 않은 무대였다. NBL1에서는 ‘호주의 전설’ 로렌 잭슨이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으며, 2024 WNBA 드래프트 1라운드 12순위로 선발됐던 야디우 포치(애틀랜타)도 경험치를 쌓은 바 있다.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선수들이 WNBA, 유럽 명문 리그 등 큰 무대 진출을 목표로 경쟁하는 리그다.
박지현은 “내 나이가 중간 정도였다. 2006년생도 있었는데 내가 팀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 말이 잘 통했던 건 아니지만, WKBL에서 언니들과 뛰며 쌓았던 경험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팀이 많은 리그였던 만큼 스타일도 각양각색이었고, 다양한 레벨의 선수들과 부딪칠 수 있었다. 팀플레이를 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그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두 달 동안 다양한 상대를 경험하며 얻은 게 많았다”라고 말했다.
볼 핸들러 역할을 맡기겠다는 믿음을 준 것도 박지현이 뱅크스타운을 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박지현은 “팀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나에게 의지하고, 그 역할을 맡기는 게 느껴졌다. 그만큼 책임감이 컸다. WKBL에서도 볼 핸들러 역할을 어느 정도 맡았지만, NBL1에서는 확실히 많은 시간 동안 볼을 소유하며 경기를 치렀다”라고 말했다.
3점슛 시도가 7.1개(성공률 31.5%)에 달했던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WKBL에서는 통산 158경기 평균 32분 58초 동안 3.8개(성공률 29.9%)를 던졌다.
“슛 타이밍이 아닌데 던질 때도 있었다. 우리은행은 슛을 잘 던지는 선수도 워낙 많았고, 슈터 역할을 맡았던 것도 아니다. 신중하게 공격하는 팀이어서 오픈찬스가 아니면 거의 안 던졌다. NBL1에서는 무엇이든 다 시도해 보려고 했다. 실전에서 수비수를 달고 던져보고 싶었고, 슛 타이밍이 느린 것도 개선하고 싶었다. 시도를 많이 한 건 후회 없지만, 성공률이 따라오지 않은 건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박지현의 말이다.
박지현이 외국에서 두 달 동안 생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홀로 호주로 건너가 기분이 묘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팀의 배려로 소중한 인연도 쌓았다. 박지현은 “부모님, 동료들과 헤어지는 게 처음이어서 걱정이 많았지만, 새로운 인연을 많이 만났다. 뱅크스타운 주니어 팀에 제이슨이라는 선수가 있는데, 이 선수의 어머니가 한국인이었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마다 제이슨의 집에 놀러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라고 돌아봤다.
관심사는 박지현의 다음 행선지다. 당초 튀르키예, 이탈리아 등 유럽 명문 리그를 목표로 삼았던 박지현은 시야를 넓혀 다음 팀을 살펴보고 있다. WNBL 팀도 박지현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현은 “감사하게도 NBL1에서 뛰는 동안 여러 리그의 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유럽 이외에도 수준 높은 리그가 많다는 걸 느꼈다. 결국 결정은 내가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팀이라 해도 많이 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최우선으로 삼아 결정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사진_최창환 기자, 뱅크스타운 소셜미디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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