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15 16:28:38]
“배구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있다.”
석진욱 전 감독과 올해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철우가 나란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KBSN스포츠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고 배구 코트로 돌아왔다.
두 해설위원은 지난 13일 충북 제천에서 개막한 2024 코리아컵 제천 국제남자배구대회에서 해설 데뷔를 했다. 13일 한국-브라질, 14일 한국-일본전에서 함께 해설을 맡았다.
한일전 이후 만난 두 해설위원은 몸이 떨릴 정도로 긴장감이 컸던 이야기를 서로 공유했다. 석진욱 해설위원은 “팔도, 다리도 떨렸다. 티 안내려고 몸에 힘주고 있었다. 스탠딩으로 오프닝 할 때가 제일 떨렸다”고 했고, 박철우 해설위원 또한 “오프닝이 제일 떨린다. 그렇게 떨었던 적은 처음이다.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준비한 멘트가 있는데 실수를 하면 안되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고 말하며 솔직하게 말했다.
석진욱 해설위원은 지도자로 오랜 경험을 쌓고, 해설위원에 도전했다. 그는 2013년 삼성화재에서 현역 은퇴를 하자마자 OK금융그룹의 전신인 OK저축은행 코치를 맡고 지도자의 길에 올라섰다. 2019년부터는 감독으로 승격해 4시즌을 함께 했다. 2023년 OK금융그룹을 떠난 뒤에는 배구 견문을 넓히기 위해 직접 프랑스 파리발리 팀에서 연수를 받고 오기도 했다.
석진욱 해설위원은 “어려운 직업인 것 같다. 한 마디 말로 남들이 모르는 부분을 말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한 마디가 조심스럽다”면서 “첫 해설이 국가대표 경기다. 여러 가지 기록과 프로필, 배구 기술 등을 보면서 해설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배구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더 디테일하게 보고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떤 콘셉트로 갈지, 어떤 해설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직접 말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전달해주고 싶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실수하지 않는 해설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토종 아포짓으로 활약한 박철우도 2005년 출범된 V-리그 원년 멤버로 19시즌을 활약한 뒤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이크를 잡은 박철우 해설위원도 어색하지 않았다. 그는 “감정이입이 됐다. 내가 뛰는 것 같다. 선수를 하면서 경기를 바라볼 때와 해설을 하면서 경기를 보는 것은 느낌이 다르더라. 아무래도 국제대회다보니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게 됐다”면서 “해설을 하는 것 또한 같이 호흡하는 것이더라. 입으로 전달하면서 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해설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두 해설위원이 한국 남자배구를 바라보는 시선도 궁금했다. 석진욱 해설위원은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끔 변화가 되고 있다. 코트 안에서 실점을 안 한다. 코트를 좁게 쓰면서 리바운드 플레이를 할 때의 수비 변화가 눈에 띈다. 라이트 쪽에서 세터가 공을 잡았을 때 가운데 공격을 때릴 수 있는 쪽으로 이단 연결을 올린다. 그러면 때릴 수도 있고, 패스로 양 사이드에 올릴 수 있는 플레이다. 그동안 이를 안 하고 있었다. 변화된 플레이를 하고 있다. 리바운드를 해서 좋은 세팅을 만들 수 있다는 것. 더 스마트하게 따라가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배구 변화가 필요하다. 그 시작점이 대표팀 감독이 교체되면서 시스템 변화가 이뤄진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한국배구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다시 올림픽까지 나갔으면 좋겠다”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다시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올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박철우 해설위원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똑같은 생각이다. 그런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선수들끼리 약속이 됐다는 것이다. 라미레스 감독이 그 약속을 중시한다. 그 약속에 맞게끔 움직이는 것들이 돋보였다”면서 “한국 남자배구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라미레스 감독이 원하는 방향성도 확인했고, 선수들도 이에 맞게끔 바뀌고 있다. 내년, 내후년이 더 기대가 된다”며 성장하는 남자배구대표팀을 향한 기대감을 표했다.
KBSN스포츠는 석진욱, 박철우 해설위원과 함께 기존의 윤봉우, 김민철 해설위원으로 2024-25시즌 V-리그를 대비하고 있다. ‘신입 해설위원’ 석진욱, 박철우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사진_제천/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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