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17 06:00:06]
소속팀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지한과 김영준이 끈끈한 우정을 유쾌하게 드러냈다.
김지한과 김영준은 최근 몇 달간 떨어져 지낸 적이 거의 없다. 우리카드에서 함께 치른 시즌을 마친 뒤, 함께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코트 위에서의 신뢰는 물론 밖에서의 친분까지 나날이 두터워질 수밖에 없는 요즘이다.
두 선수는 16일 제천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한국과 호주의 2024 코리아컵 제천 국제남자배구대회 4일차 경기에서도 동반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25-18, 25-18, 25-21)를 합작했다. 김지한은 10점을 올리며 공격에서 제몫을 했고, 김영준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커버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종료 후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두 선수는 나란히 승리 소감을 전했다. 먼저 김지한은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많은 준비를 했다. 모든 선수들이 감독님의 지시사항을 잘 이행한 덕분에 좋은 경기 내용과 결과가 나온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어서 김영준도 “셧아웃으로 이겨서 기분이 너무 좋다. 리시브 라인에서 조금 흔들림이 있긴 했지만, 다른 부분에서 잘 보완하면서 승리를 거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컨디션은 괜찮았다. 경기 초반에 한 번씩 예리한 양 사이드 서브 공략이 들어올 때 받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전체적으론 나쁘지 않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자신의 경기 내용을 평가한 김영준은 “서브 코스 분석을 많이 했다. 막상 경기에서는 분석 결과와 반대로 서브를 때리는 선수들이 있어서 초반에는 약간 대처를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대처를 잘 한 것 같다”는 세부 설명을 덧붙였다.
박경민이 정강이 피로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김영준은 주전 리베로의 중책을 맡게 됐다.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부담감도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처음에는 좀 부담감을 느꼈지만, 감독님께서 ‘넌 충분히 할 수 있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계속 불어넣어주셨다. 덕분에 경기를 잘 치르고 있다”고 힘줘 말한 김영준은 “훈련 때 (김)지한이 형이 옆에서 계속 잔소리한다(웃음). 그래서 못할 수가 없다. 형 덕분인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김지한은 “그래, 감사하게 생각해라”라며 유쾌하게 응수한 뒤, “지금 대표팀 선수들의 나이대가 다 비슷하다. 그렇다보니 운동할 때 서로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 (김)영준이한테도 그래서 뭐라고 하는 거다”라며 팀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익살스럽게 소개했다. 이 말을 하는 김지한을 바라보는 김영준의 표정은 조금 떨떠름해 보이는 것이 포인트였다.
물론 아무리 팀의 분위기가 좋다고 해도,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은 분명 존재한다. 소속팀에 있을 때보다 역할도 늘어난 상태로 대표팀의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지한은 특히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카드에서는 (한)성정이 형과 함께 하다 보니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럴 수 없다. 모두가 각자의 몫을 고르게 해내야 한다”고 밝힌 김지한은 “조금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대표팀에 뽑힌 자체가 감사한 일이고, 이곳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다가오는 컵대회와 시즌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힘들지만(웃음), 그럼에도 대표팀에서 뛴다는 것은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것 같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김지한과 김영준, 이상현은 선발로 코트를 밟고 있다. 여기에 한태준이 임동혁과 함께 더블 스위치로 코트를 밟을 때면, 대표팀의 라인업에는 우리카드 선수만 네 명이 포진하게 된다. 김영준은 “(한)태준이가 코트에 들어올 때 가끔 ‘형, 지금 우리카드 네 명이야’라고 말한다. 솔직히 그 순간에는 별 감흥이 없다(웃음). 하지만 우리 팀 선수가 네 명이나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는 자체는 분명 자랑스럽다. 시즌 때도 넷이 함께 좋은 활약을 했으면 좋겠다”며 뿌듯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끝으로 두 선수는 마지막 중국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김지한은 “중국은 크게 부족한 게 없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질 것 같은 느낌은 안 든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서로를 도와가며 경기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김영준 역시 “중국과의 연습 경기를 통해 느낀 부분들이 지난 챌린지컵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이번 경기도 준비를 잘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우리카드의 기둥에서 한국의 기둥이 된 김지한과 김영준은 이제 제천에서의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두 선수가 마지막 경기까지 멋진 모습을 보이며 원하는 결과를 쟁취할 수 있을지, 배구 팬들의 시선이 제천으로 쏠린다.
사진_제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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