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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대구/이재범 기자] “후반에는 잘라서 간단, 간단하게 패스를 해달라고 했는데 짧게, 짧게 플레이를 하며 곽정훈이나 니콜슨의 슛 기회가 났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3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공동 1위 서울 SK와 맞대결에서 91-76으로 승리하며 단독 1위에 올랐다.

가스공사는 70-68로 시작한 4쿼터에서 21점을 올리고 SK에게 8점만 내줘 5연승을 달리는 승리를 챙겼다.

승부는 4쿼터에 나뉘었지만, 전반과 후반 경기 내용이 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가스공사와 SK는 3점슛 성공률 36.8%(53/144)와 21.3%(26/122)로 1위와 10위라는 극단적인 팀이었다.

반대로 SK는 속공에서 평균 12개로 독보적 1위이며, 가스공사는 속공 4.4개로 5위였다. 속공에서는 SK가 절대 우위다.

가스공사는 전반을 44-45로 마쳤다. 3점슛 성공률 31.6%(6/19)로 SK의 45.5%(5/11)보다 오히려 열세였다. 속공은 1-6으로 크게 뒤졌다.

가스공사는 장점에서 오히려 밀리고, SK의 장기를 막지 못해 힘겨운 전반을 보냈다. 오히려 1점 차이로 마무리한 게 다행이었다.

후반에는 달랐다. 가스공사는 후반 20분 동안 3점슛 성공률 62.5%(10/16)로 전반보다 두 배 더 끌어올렸다. 반대로 SK의 3점슛 성공률은 9.1%(1/11)로 떨어졌다. 속공은 2-2로 같았다.

SK는 전반에는 자밀 워니가 3개의 3점슛을 던져 모두 넣었는데 후반에는 2개를 모두 실패하자 전반과 후반 3점슛 감각이 극과 극을 달렸다. 나머지는 안영준이 넣은 3개(전반 2개, 후반 1개)다.

강혁 가스공사 감독은 이날 승리한 뒤 “전반에 실책이 많이 나왔지만, 플레이를 잘 했다. 약속했던 수비에서는 한 번씩 실수가 있었지만, 선수들에게 ‘후반에 집중하자, 거기서 승부가 나뉠 거’라고 했다”며 “4쿼터에서 수비와 리바운드 집중력이 강했다. 곽정훈의 슛이 잘 들어갔다. 3,4쿼터 때 유기적인 부분을 이야기했다. 전반에는 실책이 많아서 후반에는 잘라서 간단, 간단하게 패스를 해달라고 했는데 짧게, 짧게 플레이를 하며 곽정훈이나 니콜슨의 슛 기회가 났다. 그 중심에는 수비 집중력이 있다”고 했다.

이어 “SK는 다 잘 하지만, 키는 안영준이라고 생각한다. 워니의 3점슛 들어가는 건 약속된 수비였다. 워니가 던지는 건 놔두려고 했는데 후반에서는 스위치를 하고, 새깅 디펜스를 하는 걸로 틀어서 상대 플레이가 안 되었다”며 “전반에는 우리가 원한 수비였는데 후반에는 워니의 슛이 들어가서 다른 방법을 써서 슛이 안 들어갔다”고 수비 방법까지 덧붙였다.

강혁 감독이 말한 워니에게 3점슛을 주는 수비의 대표적인 장면은 2쿼터 3분 47초에 나왔다.

오세근의 공격 리바운드 후 워니가 탑에서 볼을 잡았다. 워니의 3점슛을 견제하던 양재혁이 갑자기 뒤로 빠졌다. 양재혁을 본 유슈 은도예가 골밑으로 빠질 때 양재혁의 돌발 움직임으로 인해 워니에게 완벽한 3점슛 기회가 생겼고, 워니는 놓치지 않았다.

양재혁의 수비 실수가 분명하지만, 워니에게는 3점슛을 주는 수비를 준비했다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더불어 강혁 감독이 말한 잘라서 간단한 패스를 통해 3점슛 기회를 만드는 장면은 3쿼터 중반이 대표적이다.

샘조세프 벨란겔이 돌파 후 곽정훈과 김낙현에게 3점슛 기회를 만들어줬고, 두 선수는 이를 놓치지 않고 3점슛을 성공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가스공사는) 어시스트가 또 많지 않다. 어시스트가 많지 않은 건 3점슛을 많이 노리고, 본인의 공격을 먼저 보고, 잘라서 나가는 패스가 적다”며 “득점 대비 어시스트가 많지 않은 건 개인 능력에 의존을 많이 했다는 거다”고 했다.

가스공사는 전반까지 어시스트에서 9-11로 SK에게 뒤졌지만, 후반에는 15-5로 압도했다.

강혁 감독은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공수 모두 변화를 줬고, 선수들이 이를 잘 이행했다. 가스공사는 그 결과물로 단독 1위라는 선물을 받았다.

#사진_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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