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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金城漢). 우투우타 내야수 겸 투수. 타이거즈뿐만 아니라 한국프로야구사에 영원히 기억될 이름이다.

그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투수와 타자로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걸었다. 투수로 26경기에 등판해 10승(5패)을 올리고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세 차례 완투를 하고 106⅓이닝을 책임졌다. 타자로 80경기 전 게임에 나가 타율 3할5리-97안타-13홈런-69타점을 올렸다. 투수로 규정 이닝을 채우면서, 타점왕에 올랐고 안타 3위, 홈런 4위를 했다. 또 1988년 한국프로야구에 30홈런 시대를 열었다.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도류'로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김성한 전 KIA 타이거즈 감독(66)은 “오타니처럼 대단한 선수와 비교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프로야구 초기에 투타를 겸한 선수가 있었다는 걸 기억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고 했다.

군산중앙초, 군산중, 군산상고, 동국대를 거쳐 해태 입단. 프로야구 선수로 14년을 뛰었다. 프로팀 코치와 감독으로 10여년, 방송 해설을 하면서 50년 넘게 야구와 함께 했다. 모교 군산상고 감독을 맡기도 했다.

김 전 감독이 50년 야구인생을 돌아보는 자서전을 냈다. '나의 인생 나의 야구-야구장에서 자라고, 무등산에서 철들다'를 내놨다. 11월 1일 오후 3시 광주 JS웨딩컨벤션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김 전 감독은 “야구를 하니까 김성한이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야구를 딱 떼놓고 보면 김성한이 뭐 볼 게 있다고 그렇게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반갑게 인사해주시고 하겠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치열했던 시간도 물론 유니폼을 입고 있던 시절이었습니다“라고 했다.

시간은 그를 조금씩 바꿔놓았다. 지난 10여년은 조금씩 내려놓는 시간이었다. 김 전 감독은 “선수 생활을 접은 뒤로 한 30년, 지도자 생활까지 모두 접은 뒤로도 10여 년 살아오면서 드는 생각은, 그 빛나던 시절에는 제가 정말 아무것도 몰랐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를 향한 응원이나 격려가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도 잘 몰랐고, 선후배들이 해주는 이런저런 충고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도 잘 몰랐고, 또 주변 분들과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그때는 제가 잘 몰랐습니다“라고 돌아봤다.

“나이 먹으면서 선수 생활을 접고, 지도자 생활도 접히고, 그렇게 좌절도 하고 방황도 하다가 여러분의 도움에 의지해서 바닥을 치고 일어나서 이런저런 도전도 하고 하면서 제가 조금은 철이 들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그나마 감사한 것을 감사한 줄 알고, 사람 귀한 줄 알게 된 것은 아무것도 아닌 자연인 김성한으로 살아온 지난 얼마간의 삶 덕분이었습니다“라고 했다.

김 전 감독은 많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책을 낸 이유 중 하나가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전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군산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일찍 부모님을 잃고 집 대신 선수단 숙소에서 자라면서 야구선수가 되는 것 말고는 살 길이 없던 막막했던 어린 시절부터, 해태 타이거즈의 선수가 되고 감독이 되어 많은 분들의 박수와 응원을 받았던 시절. 그리고 평범한 광주 사람으로 등산도 하고 맛집도 가고 노래자랑도 하면서 살아가는 오늘까지 제 삶을 한 번 곱씹어보면서 책을 한 권 만들었습니다“고 했다.

김 전 감독은 초중고 시절 스승인 이준원, 송경섭, 최관수 선생님을 얘기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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